지금까지 오 씨는 이 무렵 제주도에 있었다고 진술했었다. 경찰은 오 씨와의 관련성 유무를 조사하고 있다. ○ 엇갈리는 행적
경찰은 12일 “A 씨 사건을 확인하기 위해 오 씨 계좌 등을 통해 행적을 추적한 결과 오 씨가 납치미수 사건 다음 날 수원의 한 현금인출기에서 현금 수십만 원을 인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 씨는 수원 살인사건으로 검거된 뒤 경찰 조사에서 2010년 7월경 제주의 한 골프장 공사현장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A 씨는 “2010년 7월 5일 안산시 상록구 모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화물차 뒤에 숨어 있던 술 취한 남자가 강제로 끌고 가려 했으나 겨우 달아났다”며 “최근 언론에 나온 오 씨 얼굴을 보니 문제의 괴한이 맞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괴한의 키 등 인상착의가 다른 점이 있지만 오 씨가 수원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만큼 범죄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어 계속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오 씨는 경찰에서 국내 체류 5년간 경남 거제(2007년 9월∼2008년 6월), 부산→대전→용인(2008년 6월∼2010년 1월), 제주(2010년 1∼9월), 서울 화성 등 수도권 일대(2010년 9월∼2011년 2월), 수원(2011년 2월∼현재) 등지에서 거주해 왔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오 씨의 국내 체류지역과 기간, 행적을 정확히 다시 파악하기로 했다. ○ 오 씨의 오토바이도 수사 대상
경찰은 오 씨의 집 앞에 있던 오토바이가 오 씨가 사용했던 것이란 점을 확인했다. 국내 업체가 제작한 125cc 오토바이다. 범행 현장인 오 씨의 집에서 길 건너 골목길에 10일가량 세워져 있던 것을 주민들이 신고했다. 인근 오토바이센터 주인은 경찰에서 “3월 중순 오 씨가 찾아와 ‘남에게 받은 것인데 번호판을 달아 달라’고 해 30만 원을 받고 알고 있던 노인(사망)의 번호판을 떼어 달아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토바이에서 오 씨의 지문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오 씨가 다른 사람의 오토바이를 훔쳤는지, 오토바이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를 목적으로 다른 사람의 번호판을 단 것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막노동을 하면서 30만 원씩 들여 타인 명의의 번호판을 단 것을 보면 범죄에 이용하려던 것으로 보인다”며 “주로 언제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는지 주민들을 상대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 범행 현장 근처에선 다른 성범죄가
경찰은 안산에 이어 오 씨의 집과 인접한 주택가에서 20대 여성이 오 씨로 보이는 괴한에게 성추행당할 뻔했다는 제보를 접수해 확인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대전에 사는 B 씨(27)는 “지난달 11일 0시경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친정집에서 하의를 모두 벗은 한 남성의 습격을 받을 뻔했다”고 신고했다. 수원 살인사건이 발생하기 약 3주 전이다. B 씨는 이날 근처 편의점을 다녀오다 한 남자가 뒤따라와 급히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괴한은 자신의 성기를 내보이며 다가왔고 놀란 B 씨는 비명을 지르며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 남자도 집안으로 들어오다 비명을 듣고 달려 나온 가족을 보고 곧바로 달아났다.
B 씨의 친정집은 오 씨 집에서 350m가량 떨어진 지동초등학교 사거리 건너편 주택가다. B 씨는 “집 현관 옆이라 비교적 정확하게 봤는데 오 씨가 맞는 것 같다. 당시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12일 B 씨의 집이 있는 대전으로 내려가 정확한 사건 경위와 오 씨와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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