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20대 여성 피살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오원춘 씨가 자신의 범행과 관련해 진술한 내용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DFC) 소속 행동·진술분석 전문가를 투입하기로 했다. 필요하면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12일 “진술의 신빙성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대검 DFC에 소속된 관련 전문가 투입을 요청했다”며 “조만간 합류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DFC는 심리분석 음성감정 영상분석 디지털기기분석 등 새로운 기법으로 수사를 돕는 곳이다. 필요에 따라 최면수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검찰은 2010년 발생한 초등학생 납치 성폭행범 김수철(47) 조사 때 DFC 소속 전문가를 투입한 바 있다.
이번 결정은 오 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오 씨는 A 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는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범행 의도나 시간대에 대한 진술에서는 일관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오 씨가 전체 범행 과정에서 일부를 숨기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이날 오후 범행 현장에서 대검 감식반 3명과 함께 현장 감식도 벌였다. 감식팀은 오 씨 집 안팎에서 범행 단서가 될 수 있는 증거물을 추가로 파악했다. 검찰 관계자는 “오 씨에 대한 행동이나 진술 분석, 현장 감식 등을 통해 이번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경찰이 진행 중인 여죄 수사에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죄 수사에 주력하고 있는 경찰은 오 씨 휴대전화에 통화기록이 있는 172명 가운데 170명을 조사했으나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또 2007년 이후 오 씨가 머물렀던 지역에서 발생한 가출인 등 실종자 157명의 행방을 찾고 있다. 대상자는 경기 수원 72명, 화성 28명, 부산 19명, 대전 16명 등이다. 이 가운데 79명은 범죄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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