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20대 여성 피살사건의 범인 오원춘(吳元春·42) 씨는 수원에 거주하면서도 경남 창원 등지를 다니며 일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오 씨가 전국을 돌며 범죄행각을 벌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경찰에서 진술한 오 씨의 행적은 실제 활동지역과 차이가 나지만 경찰은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 여죄 수사 확대 불가피
오 씨가 국내에 체류한 5년간 머물렀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경남 거제, 부산, 대전, 경기 용인, 제주, 수원 외에 창원 등지로 일을 다녔다는 증언이 처음 나왔다. 오 씨 집에서 약 500m 떨어진 H모터샵(오토바이센터) 사장 이모 씨(50)는 13일 “오 씨가 지난해 가을 창원으로 배추 수확 일을 다녀온 뒤 우리 가게에 찾아와 ‘일을 잘해서 주민들이 좋아했고 돈도 많이 벌었다’며 자랑했다”고 밝혔다.
오 씨는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초까지 본인의 오토바이 수리 등을 위해 해당 가게를 대여섯 차례 찾았다. 이 씨는 “인상이 강한 편이어서 정확히 기억을 하는데 늘 ‘사장님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할 정도로 싹싹했다”며 “당시에는 50cc짜리 소형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뒤 경찰이 범행 현장 근처에서 발견한 오토바이는 125cc짜리였다.
이 씨는 “(오 씨의) 체격을 봐라. 힘이 좋아서 일을 잘한 것 같다”며 “한번 지방에 내려가면 일주일씩 머물다 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오 씨가 특정 지역에 거처를 두면서 전국을 돌아다녔다는 정황이 사실로 확인되면 경찰이 진행하고 있는 여죄 수사의 반경도 그만큼 확대될 수밖에 없다.
오 씨가 한국에 들어온 뒤 수시로 중국을 드나든 것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07년 입국한 오 씨는 2008년 4월부터 6월까지 한 달 간격으로 중국을 드나들었다. 또 2010년 9월에도 입출국을 반복했다. 오 씨의 입국 및 출국 횟수는 총 15회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오 씨는 모친 병환 및 사망, 거주기간 만료 등으로 입출국이 잦았다고 진술했다”며 “그러나 잦은 입출국에 다른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경찰은 2007년 이후 오 씨가 거주했다고 진술한 지역에서 발생한 여성 실종자(가출인 및 미귀가자) 157명 가운데 아직까지 미제로 남은 78명 사건과의 관련성을 집중 추적 중이다.
○ 피해자 휴대전화가 먼저 끊겨
숨진 피해자가 112 직원과 통화할 당시 경찰 측이 먼저 전화를 끊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였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은 “신고 전화의 착발신 명세를 분석한 결과 112 측이 아닌 피해자 휴대전화가 통화 종료 2초 전에 먼저 끊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청 수사결과 피해자 전화가 끊긴 것은 1일 오후 10시 57분 47초, 112 측은 2초 후인 49초에 전화를 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7분 36초 분량의 녹취파일 말미에 112 직원이 “끊어버려야 되겠다”는 음성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경찰청은 “(휴대전화가 끊긴 뒤) 끊어버렸다. 안 되겠다. 이거”로 들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감찰팀과 지능수사팀의 육성 확인이 엇갈려 정확한 음성을 최종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음성 정밀분석을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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