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School Diary]‘난 행복하지 않아요’ 예쁘고 공부 잘하는 알파걸들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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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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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학생들보다 공부·대회 성적 앞서지만 행복도는 낮아
시험 잘 봐야 한다는 압박감과 외모에 대한 강박증 작용


바야흐로 ‘여학생 전성시대’다. 초중고교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 여학생들이 학업성적과 교내외 각종 대회에서 탁월한 실력을 발휘하며 남학생들을 압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학생들은 자신의 처지에 대체로 만족하고 있을까? 답은 ‘그렇지 않다’일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서울시교육청이 관내 초중고교 재학생 약 26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달 초 발표한 ‘서울학생행복지수’에 따르면 여학생들의 행복도는 낮은 편이다.

이 조사는 △학교생활 만족도 △가정생활 만족도 △자신에 대한 만족도 △전반적 행복도 등 4개영역에 걸쳐 실시됐다. 이 가운데 여학생들의 ‘자신에 대한 만족도’ 영역점수가 다른 영역의 점수보다 유독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고생의 경우 이 영역에서의 점수가 2.99점(5점 만점)으로 유일하게 3점에 미치지 못했다. 여중생 역시 3.35점으로 4개영역 중 점수가 가장 낮았으며 남학생보다 0.17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 여학생들은 어떤 점에서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할까? 스스로에 대한 만족도가 이토록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 여학생들이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외모

화장을 하는 중고교 여학생이 늘고 있는 추세다. 과거에는 속칭 ‘노는 학생’들이 화장을 했지만 요즘은 평범한 여학생도 가세하고 있다. 친한 여학생들끼리 아침 일찍부터 교실에 모여 화장품을 돌려쓰며 화장을 한다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의 남녀공학 중학교에 다니는 3학년 A 군(15)은 같은 반 여학생들이 화장을 하기 위해 학교에 일찍 온다고 말했다. 아침 7시 반이면 교실에 둘러앉아 비비크림, 파우더, 립글로스 같은 화장품을 종류별로 책상에 늘어놓고 돌려쓰면서 화장을 한다는 것. A 군은 “늦잠을 자서 늦게 등교하는 바람에 화장을 못한 여학생은 화장한 날에 비해 의기소침해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아침 일찍부터 교실에 모여 화장을 하는 여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은 그만큼 자신의 외모에 만족을 못하는 여학생들이 많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체중과 몸매에 신경 쓰느라 식사량을 줄이는 여학생도 적지 않다. 서울 서초구의 한 여고 2학년 B 양(16)은 “선생님들은 충분히 먹어둬야 힘을 내서 공부할 수 있다고 하시지만 따르는 학생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B 양은 “여고생들은 남학생들처럼 밖에 나가 뛰어놀 기회도 적어 먹는 대로 살이 그대로 찌는데, 그게 제일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 두 번째 이유는 학업 부담감… 나의 능력은 여기까지?

여학생들은 남학생에 비해 소심한 성격이 많다. 그래서 학업에 대한 부담감도 상대적으로 크다. 특히 시험철이 다가오면 여학생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남녀공학 중학교 3학년 C 양(15)은 “중간고사 시험일이 다가오면서 담임선생님이 종례 시간마다 시험준비를 철저히 하라고 말씀하신다”면서 “여학생들은 그런 얘기 들으면 심각해지는데 남자애들은 별로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소심한 성격 때문에 수업시간에 열심히 참여하지 못해 속상하다는 여학생도 많다. 부산의 한 남녀공학 고교 2학년 D 양(17)은 “평소 수업 중에 선생님들은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이들에게 질문도 하고 답변도 시킨다”면서 “아는 내용도 대답할 기회가 없어져서 괜히 내 공부가 부족한 것은 아닌지 열등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함승연 인턴기자 arguer@donga.com
#알파걸#여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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