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었다고 나무라서…” 부인 죽여 토막낸 60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7일 03시 00분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려

경기 시흥시에서 부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내 유기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아내를 살해했다고 경찰에서 자백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 및 살해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16일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최모 씨(64·시흥시 목감동)는 15일 오전 5시경 집에서 부인 이모 씨(69)를 목 졸라 살해한 뒤 10여 조각으로 토막 내 다음 날 오전 4시 10분경 시흥시 은행동 D아파트 단지 내 쓰레기 분리수거함에 이 씨의 시신을 유기했다. 최 씨는 경찰에서 “술을 먹고 들어갔는데 집사람이 자꾸 나무라서 목 졸라 살해하고 화장실에서 집에 있던 흉기와 톱으로 시신을 토막 내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렸다”고 진술했다. 이 씨의 시신은 이날 오전 8시 2분 D아파트 청소용역업체 W실업 직원들이 쓰레기를 수거하다 발견했다. 이 씨의 시신은 일반쓰레기를 담는 흰색 20L 봉투 3개와 50L 봉투 3개 등 6개에 나뉘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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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자 신모 씨(45)는 “쓰레기봉투를 차에 싣고 있는데 봉투 안팎에 핏기가 있어 뜯어보니 토막 난 시신이었다”며 “쓰레기봉투는 테이프 등으로 봉해 있지 않고, 그냥 끝이 묶여 있었다”고 말했다. 쓰레기봉투는 시흥시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쓰레기봉투가 발견된 아파트는 최 씨 집에서 8.5km가량 떨어진 곳으로 최 씨가 2009년 11월부터 2010년 6월까지 경비원으로 근무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최 씨는 현재 다른 아파트에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최 씨의 반지하 집을 현장감식해 화장실과 거실, 계단에서 혈흔 20여 점을 발견했다. 최 씨의 차 트렁크에서도 혈흔반응을 확인했다. 최 씨 집 앞 폐쇄회로(CC)TV와 시신이 유기된 D아파트 입구 CCTV에서도 최 씨 차량의 진출입 장면이 찍힌 화면을 찾아냈다. 최 씨 차량은 집 앞에서 이날 오전 3시 48분에 출발해 33분 뒤인 4시 21분에 돌아왔다. 시신 유기 장소인 D아파트 입구에서는 4시 6분, 나가는 장면은 4시 11분에 찍혔다. 경찰은 최 씨가 평소 잘 아는 D아파트 쓰레기장에 시신을 버리고 돌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최 씨를 존속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최 씨 집과 차 트렁크의 혈흔과 이 씨의 혈흔이 일치하는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 및 부검을 의뢰했다. 또 최 씨가 사용한 범행 도구를 찾는 한편 최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추궁하고 있다.

이웃주민들은 동네 반장에 활달한 성격의 이 씨가 남편과 사이가 좋았으며 주민들과도 잘 어울렸다고 전했다. 주민 문모 씨(55)는 “일요일(15일)에 최 씨를 만났는데 근처 텃밭에 뭘 심을 건지 얘기를 나눌 정도로 평소와 달라 보이지 않았다”며 “5년 동안 알고 지낸 사이인데… 생각만 해도 오싹하다”고 말했다.

시흥=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시흥토막살인#용의자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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