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인파로 붐비는 서울 영등포역. 지난달 24일 맞이방에 있던 정모 씨(21)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 가방 속을 확인했다. 아니나 다를까 지갑이 없어졌다. 정 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부터 확인했다. CCTV 영상에는 정 씨 주변에서 배회하다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는 40대 여인이 찍혀 있었다. 며칠 뒤인 4월 6일 인근 백화점 CCTV에도 소매치기를 하는 여인의 모습이 포착됐다.
범인은 결국 14일 영등포역 신발가게에서 신발을 고르는 척하며 옆 사람의 지갑을 훔치려다 잠복근무 중이던 지하철경찰대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의 증거수집용 비디오카메라에 찍힌 범인 박모 씨(46)의 손동작은 ‘눈보다도 빠를 만큼’ 민첩했다.
박 씨는 1999년부터 소매치기로 교도소를 8번이나 드나든 상습범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도벽을 끊지 못하는 박 씨를 가족도 포기한 상태”라며 “이번에도 3년간 복역하고 석방된 지 석 달도 안 돼 또 범행을 저질러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박 씨에 대해 15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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