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 의상디자인학과에 다니는 김광수 씨(24·3년)와 손은하 씨(22·3년·여)는 요즘 친구에게서 축하를 받느라 정신이 없다. 자신들이 디자인한 티셔츠가 백화점 여성의류매장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여성복 브랜드 ‘st.a’ 공모전에 일러스트 샘플을 출품했다. 김 씨는 핑크빛 제비꽃을 형상화한 샘플을, 손 씨는 하트 모양의 선인장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을 냈다. 이번 공모전 티셔츠 부문에서는 전국에서 1000여 개 작품이 출품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입상자는 두 사람뿐이었다.
보통 브랜드 공모전에 입상하면 판매대금의 5%를 받는데 이들은 수익금 대신 2개월의 인턴생활을 택했다. 디자인 경험을 쌓고 여성복 시장의 유행을 알 수 있는 기회로 여겼기 때문이다. 김 씨는 경찰행정학과를 다니다 군 복무를 한 뒤 지난해 2학년으로 복학하면서 의상디자인학과로 옮겼다. 평소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김 씨는 새로 시작한 과에 금세 적응했다. 그리고 처음 출품한 공모전에서 입상하는 영광도 안았다.
김 씨와 손 씨의 작품은 3월 봄 신상품으로 정식 출시됐다. 두 사람이 디자인한 반팔 티셔츠는 현재 광주신세계 5층 ‘st.a’ 매장을 비롯해 전국 15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김 씨는 “늦게 시작한 만큼 열심히 공부해 내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박인철 광주신세계 영업기획 팀장은 “반응이 좋아 티셔츠 발주량을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지역 우수 학생들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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