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학생, 또… 전산학과 4학년 스스로 목숨 끊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8일 03시 00분


‘전에는 즐거웠는데…’ 메모 남겨

지난해 4건의 학생 자살이 발생했던 KAIST에서 17일 또다시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7일 오전 5시 40분경 대전 유성구 KAIST 기숙사 앞 잔디밭에 이 학교 전산학과 4학년 김모 씨(22)가 쓰러져 있는 것을 지나던 학생들이 발견했다. 김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로 김 씨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이 있는 15층으로 올라간 장면을 확인했다.

2007년 KAIST에 입학한 뒤 군대를 다녀와 올해 2월 4학년에 복학한 김 씨는 성적도 우수한 모범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이 4월 전교생을 대상으로 심리검사를 벌여 우울증 지수가 높은 경우 개별면담을 했는데 김 씨는 대상도 아니었다.

경찰은 김 씨가 기숙사에 ‘전에는 무슨 일을 해도 즐거웠는데 지금은 열정을 내보려 해도 잘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미뤄 진로 문제로 고민해 온 것으로 보고 정확한 자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 씨는 이날 기숙사 책상 위에 부모와 동생에게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이런 행복한 가정은 없을 겁니다’라는 메모를 남겼다. 또 룸메이트에게는 ‘형님 노릇해서 미안하다’라는 글을 남겼다.

김 씨의 주변에서는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같이 연구실에서 지낸 A 씨는 “공부도 잘했고 항상 잘 웃는 성격이었다. 진로 고민도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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