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한없이 밝게 웃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포용력이 증명됐다”며 감사를 표했다. 자신을 공격한 사람들을 되레 포용하고 나선 것이다.
헌정 사상 첫 이주민 출신 국회의원으로 기록될 새누리당 이자스민 당선자(사진)가 17일 언론 앞에 섰다. 당선 이후 일부 트위터 사용자의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 공격을 받은 지 닷새 만이다. 이 당선자는 “한국에 살면서 사랑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는 말로 입을 뗐다. 1995년 필리핀에서 남편을 만나 한국에 들어온 지 17년. 2010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그에게 ‘한국살이’가 녹록지 않았을 것임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당선자는 “다른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이 이 일로 (나보다) 더 많은 상처를 받을까 봐 그게 더 걱정됐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된 12일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서 ‘매매혼으로 팔려온 ×’ ‘불법체류자가 판을 치게 됐다’ 등 각종 인신공격을 받았다. ▶본보 16일자 A1면 이자스민 당선에 “한국인 등골 빼먹는…”
이 당선자는 “주변에 격려를 해주고 ‘힘내라’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희망을 잃지 않는다”며 “이 일로 상처도 받았지만 대한민국의 포용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증명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이날 총선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당내 회의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저를 두고) 상징성이 있다고 하는데, 상징성에서 끝나지 않고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을 위해 많이 노력하겠다”며 “끝까지 약속을 지킬 테니 많이 응원해 달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 당선자는 제노포비아 공격이 알려진 15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답변을 통해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통해 우려를 불식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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