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3시경 부산 동부경찰서로 다급한 목소리의 민원이 접수됐다. 최모 할머니(76)가 “평생 모은 수표 7000여만 원을 폐지 속에 숨겨 뒀는데 아들(52)이 19일 오후 돈이 들었는지 모르고 고물상에 처분했다”며 돈을 찾아달라는 부탁이었다. 최 할머니는 30대 때부터 조금씩 모은 돈이 쌓이자 몇 년 전부터 수표로 바꿔 집 안 폐지 상자 속 봉투에 숨겨 놨다. 최 할머니는 폐지 상자가 사라진 것을 19일 밤늦게 알고 밤새 집 안을 뒤지다가 다음 날 새벽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최 할머니 자택 근처인 수성지구대 경찰관 5명을 고물상에 보냈다. 고물상이 문을 연 오전 6시 반부터 이들은 돈봉투를 찾기 시작했다. 마당에 있던 폐지 네 더미 500kg가량을 뒤지다가 40여 분 뒤인 7시 10분경 한 더미 속에서 노란색 돈봉투를 찾았다. 봉투 안에는 3000만 원권 자기앞수표 2장과 100만 원권 수표 18장 등 모두 7800만 원이 들어 있었다. 수성지구대 관계자는 “19일 오후 고물상에 모인 폐지 네 더미 가운데 두 더미는 이미 분쇄작업이 진행돼 종이재생 공장으로 가기 직전이었다”며 “다행히 분쇄되기 직전 돈을 찾았고 할머니께 안전하게 은행에 맡길 것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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