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택배로 문화재 3586점 빼돌려 中-日로 반출… 24명 검거

국제 택배 등을 이용해 문화재를 해외로 빼돌린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문화재청과 공조해 국내 경매 사이트 등에서 구입한 고서적 3486점과 목공예품 토기 100점을 해외로 밀반출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로 유모 씨(52) 등 24명을 검거했다고 26일 밝혔다. 빼돌려진 문화재 가운데 74점은 회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 씨는 문화재청장의 허가 없이 2009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29회에 걸쳐 고서적 3486점을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씨와 일당 2명은 일반 서적 사이에 고서적을 끼워 포장한 뒤 이를 국제 택배로 보내는 수법으로 서적을 중국으로 빼돌렸다.

조사 결과 유 씨는 중국에 있는 친척 최모 씨(41)에게 문화재 목록을 받은 뒤 이를 사서 보내주는 대가로 2000여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유 씨가 2억4000만 원을 들여 문화재를 사 중국에 팔았는데 판매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유 씨가 중국으로 반출시킨 서적은 조선 정조 시대인 1794년 규장각에서 간행된 ‘어정주서백선(御定朱書百選)’과 조선중기 문신인 이항복이 1673년에 쓴 문집 ‘노사영언(魯史零言)’ 등으로 당대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자료들이다.

이와 함께 이모 씨(64) 등 20명도 2005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 동대문구와 중구 일대의 문화재 매매상을 돌며 구입한 목공예품과 토기 등 문화재 100점을 일본과 중국으로 빼돌린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