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책만큼 귀한 선물도 없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잘 만든 책을 저렴하게 구입하고 전시 문화 체험도 가능한 곳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법하다. 시원한 자유로를 따라가다 보면 저마다 독특한 외관을 뽐내는 출판사가 가득한 출판도시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의 어른들은 이미 꼬마손님 맞을 준비를 마치고 어린이날을 기다리는 표정이다. 》 ○ 던지고 놀다 친해지는 책
2일 경기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파주출판도시를 찾았다. 한국 출판업을 이끌어온 이기웅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72)도 어린이날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칠순을 넘긴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정적이고 활동적이다. 이 이사장은 3km 남짓한 출판도시 길을 구석구석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소개했다.
출판도시 중앙을 지나는 도로변에는 ‘2012년 와글바글 어린이 책 잔치’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어린이의 마음으로 세상을 배우기 위해 2003년부터 매년 이 행사를 열고 있다. 출판도시에 입주한 50여 개 출판사가 직접 어린이 손님을 맞는다. 이곳을 찾은 어린이는 책과 관련된 전시 공연 체험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온몸으로 책을 느낄 수 있다. 장난꾸러기도 책으로 ‘집짓기 놀이’를 하다가 스르르 책 읽기에 빠져드는 건 매년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올해에는 ‘어린이 백일장’ ‘엄마 아빠와 함께 책 만들기’ 행사부터 전래동화마당극 ‘흥부박 놀부박’ ‘마당을 나온 암탉’ 등 출판도시 곳곳에서 다양한 공연 전시 체험행사를 만날 수 있다. 이 이사장은 “5월은 놀이공원이나 여러 곳에서 행사가 열리지만 책을 벗 삼아 뛰어노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출판도시의 길을 걷다 보면 외국의 어느 도시에 와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이국적이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건축 전시장이라고 할 만큼 출판도시는 저마다 독특한 외관을 갖춘 건축물로 채워져 있다. 건축미가 뛰어나면서도 자연과 조화를 이룬다는 점도 특징이다. 야트막한 뒷동산과 출판도시 복판을 흐르는 자그마한 개천처럼 소박하다는 뜻이다.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북카페나 북 아웃렛에 들르면 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도 있다. 맘에 드는 책을 싼 가격에 살 수도 있다. 갈대와 억새가 빛나는 샛강과 들풀과 들꽃을 감상할 수 있다. ○ 책도 보고 전시 문화도 체험하고
출판인들의 조합으로 구성된 파주출판도시에는 국내 300여 개의 출판사가 모여 있다. 고용인원만 8000여 명에 매출액이 1조2000억 원에 이른다. 2007년 5월 1단계로 현재의 87만5000여 m²(약 26만5151평) 터에 조성됐으며 3년 안에 156만 m²(약 47만2727평)로 확대할 계획이다.
길을 걷다 보면 다양한 출판사에서 입맛에 맞는 책을 직접 구입할 수 있고 어린이를 위한 전시 문화 체험도 가능하다. 출판단지 길에 들어서서 얼마 지나지 않아 창작 그림책 ‘강아지 똥’으로 유명한 길벗어린이㈜를 만날 수 있다. 전시관에 들르면 책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다양한 기법과 색감을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어린이들을 위해 직접 책을 내레이션하고 그림으로 재구성한 애니메이션 북을 감상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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