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1시 40분경 강원 동해시청 본관 1층 현관에 페인트 통을 든 박모 씨(55·자영업)가 나타났다. 박 씨는 갑자기 페인트 통에 들어있던 내용물을 현관 바닥에 뿌렸다. 20L가량의 인분이었다. 순식간에 악취가 진동했다. 박 씨는 건물 밖으로 나와 주차장으로 가는 도중 청원경찰과 직원들에게 붙잡혀 출동한 경찰에 인계됐다. 박 씨는 차량에 실어놓은 같은 양의 인분을 시의회에도 뿌리려고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박 씨는 경찰에서 김학기 동해시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지난달 27일 구속되는 등 공무원들의 부정에 화가 나 정신 차리라는 의미에서 한 행동이라고 진술했다. 또 박 씨는 “지역 경기가 침체돼 주민은 배를 곯고 있는데 공직자들은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 동해시에 사는 게 창피하다. 이렇게라도 하니 속이 시원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 동해경찰서는 박 씨를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박 씨는 지난해 11월에도 정쟁에 빠져 있는 정치권에 불만을 품고 국회의사당 돌계단 앞 횡단보도에 인분 20L를 투척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해시는 김 시장에 앞서 김 시장의 친형이자 민선 1, 2대 시장을 지낸 김인기 전 시장도 재직 중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는 등 단체장들의 잇단 비리로 시민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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