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기존의 돌고래쇼와 다른 점은 있다. 돌고래 생태설명회는 무료다. 연중무휴 평일 네 번, 주말 다섯 번 펼쳐지던 돌고래쇼와 달리 생태설명회는 하루 세 번 선보인다. 돌고래가 물 위로 솟구쳐 오르는 ‘인위적인 쇼’ 대신 돌고래가 자연에서 물을 박차고 뛰어 오르는 ‘야생 활동’을 보여준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말장난처럼 들리는 이런 설명이 생태설명회와 돌고래쇼의 차이다. ○ 돌고 돌아 원점으로
돌고래쇼 존폐 논란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돌고래가 공연으로 학대받는 데다 불법 포획됐다는 일부 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여 3월 12일 서울동물원에 있는 돌고래 제돌이(13세 추정)를 자연 방사하기로 결정하며 시작됐다. 시민 의견을 들어본 뒤 돌고래쇼 중단 여부를 결정하겠다던 박 시장의 방침대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가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3일 동안 조사에 나섰다.
여론조사 결과 1000명 가운데 522명(52%)이 공연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396명(40%)은 공연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2명(8%)은 모른다고 답했거나 응답하지 않았다. 공연을 찬성하는 시민들은 ‘시민이 가까운 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사육사와 동물과의 상호 신뢰를 통한 공연이다’ 등의 의견을 냈다. 반면 ‘한정된 공간에서 훈련시키는 것은 동물학대’, ‘오락·상업적 목적의 생명경시 인식’을 들며 반대하는 시민도 있었다.
결국 시민들의 의견대로 공연은 유지하게 됐다. 이원효 서울대공원장은 “생태설명회는 돌고래가 자연에서 하는 행동을 보여주고 관람객들에게 환경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교육적 내용을 담고 있다”며 “앞으로 자연 속 돌고래 모습을 담은 3D 디지털 영상도 상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공원장은 “그동안 쇼를 지나치게 흥미 위주로 진행해 온 점을 반성하고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방법을 연구하고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동물원은 제돌이를 방사하는 2014년 3월까지 새 돌고래 도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 ‘축소판 돌고래쇼’ 비판도
환경단체와 시 공무원 노조는 이번 결정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생태설명회가 이름만 바꾼 ‘축소판 돌고래쇼’라고 지적하고 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생태설명회 자체도 돌고래를 인위적으로 좁은 수족관에 가둬놓고 하는 것이라 적절하지 않다”며 “결국 돌고래쇼를 계속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시 공무원 노조는 8일 성명을 내고 “돌고래쇼 중단은 일부 시민단체 요구에 박 시장이 성급하게 내린 결정”이라며 “돌고래쇼를 계속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생태설명회라는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는 것은 시민의 시장이 아니라 시민단체의 시장이 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대공원은 본격적으로 제돌이 방사 준비에 나서기로 했다. 제돌이는 아직까지 특별한 자연방사 훈련을 받지는 않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