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지망생에 11억 뜯은 기획사 대표 구속

상습 성폭행 혐의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인터넷으로 연예인 지망생을 모집해 보증금 명목으로 대출을 받게 한 뒤 돈을 챙기고 여성 지망생들을 성추행한 연예기획사 대표 박모 씨(32)를 사기 및 성폭력특별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해 10∼12월 인터넷 아르바이트 소개 사이트에 신인가수를 찾는다는 글을 올린 뒤 이 글을 보고 찾아온 박모 씨(20) 등 여성 4명을 서울 서초구 양재동 기획사 사무실로 불러 “전속 연예인은 신체 이상 유무를 검사해야 한다”며 가슴과 엉덩이를 더듬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박 씨는 전속 계약을 한 지망생들에게 “내 지시에 잘 따라야 가수로 데뷔시켜 준다”고 협박해 보증금 명목으로 연이율만 39%에 달하는 제2금융권에서 1인당 200만∼2000만 원을 대출받게 해 6명에게서 총 55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박 씨는 2010년 8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연예인 지망생 78명에게 같은 수법으로 총 11억 원을 받아낸 혐의(사기)로 기소됐지만 대포폰과 대포차량을 사용하고 타인의 명의로 월세방을 구하는 방식으로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며 도피 생활을 해왔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