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지는 촛불’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4일 03시 00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을 촉구하는 5번째 촛불집회가 12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렸지만 참가 인원에 1000여 명(경찰 추산)에 불과해 큰 혼란 없이 마무리됐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등이 주최한 이날 집회는 미국 광우병 민관합동 현지조사단이 11일 귀국해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고 공식 발표한 뒤 처음으로 열린 촛불집회였다. 이들은 집회 시작 3시간 만인 오후 10시경 별다른 충돌 없이 자진 해산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광우병 농가를 직접 방문하지도 못한 미국 현지조사단을 규탄한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병하면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라”고 주장했다. 박지원 원내대표와 추미애 전병헌 의원 등 민주통합당 의원들도 참가했다. 박 원내대표는 무대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검증될 때까지 수입을 중단하고 앞으로 수입하는 미국산 쇠고기는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는 평일인 2일 열렸던 첫 번째 집회 참가자 수(경찰 추산 1500여 명·주최 측 추산 300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수입 중단을 위한 촛불집회는 2번째 집회에 약 400명(주최 측 추산 1400명) 4번째 집회에 약 100명(주최 측 추산 200명)이 참가하는 등 참가자 수가 급감했다. 갈수록 참가자가 늘었던 2008년 집회 때와는 대조적이다.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민이 2008년 당시 광우병 위험이 과장됐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2008년에 시위를 주도했던 진보세력이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투표 문제로 응집력을 보이지 못하는 것도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2008년에는 새로 출범한 정부에 확실히 책임을 묻겠다는 국민 정서가 작용했지만 지금은 대통령 임기도 얼마 안 남았고 명분도 약해 집회가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008년 집회 당시 ‘PD수첩’으로 허위 과장 보도를 했던 MBC 등이 파업 중인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미국산쇠고기#광우병#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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