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父 “먹고살려고 ‘막말’ 한건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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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禁’ 방송 마구 퍼다가 언론 공개하는게 위법”

4·11총선에서 ‘막말 파문’으로 낙선한 민주당 김용민 후보의 아버지 김태복 목사(71·서울 성동구 홍익교회 원로목사)가 자신의 자녀교육법을 밝힌 책 ‘나꼼수·슈스케를 낳은 달란트 교육’(미래를 소유한 사람들·사진)을 14일 펴냈다. 김 후보는 김 목사의 장남이며 차남은 Mnet ‘슈퍼스타K’를 연출한 김용범 PD다.

책에서 김 목사는 “이 책은 원래 올해 3월 초순에 발간할 예정이었으나, 큰아들 용민이가 갑자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바람에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후 김 후보가 8년 전 인터넷 방송에서 했던 ‘막말 파문’이 터지는 바람에 김 목사와 출판사 측은 출간 여부를 놓고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목사는 말미의 ‘부록’에 큰아들의 선거에 대한 소회를 담아 책을 펴냈다.

‘막말’ 내용에 대해 김 목사는 “발언 내용은 19금(禁) 성인방송에서 한 것이기에 너무나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음담패설이었다”면서도 “8년 전 어느 인터넷 성인방송에서 했던 발언이다. 당시 용민이는 바른 소리를 했다는 이유로 기독교 계통의 방송국에서 밀려나 인터넷 방송국에서 박봉을 받으며 근무하던 초라한 시기였다 (…) 구차한 변명이겠지만, 먹고살기 위해 치기 어린 마음에서 그런 못된 말을 한 것”이라고 아들을 옹호했다.

그는 또 “새누리당이 조중동과 노조가 빠진 주요 방송사를 앞세워 총공세를 펼치며 잔인하게 아들을 만신창이로 만드는 것을 보면서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고 언론과 정치권에 화살을 돌렸다. 그는 “굳이 따지자면 그런 성인방송을 마구 퍼다가 일반 언론이나 방송에 공개하는 것 자체가 위법행위”라며 “용민이를 공격한 미디어들이 논문표절자 후보나 강간미수자 후보는 거의 기사화하지 않은 채 은닉했다는 사실은 너무나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매스컴의 작태였다”고 언론을 비난했다.

그는 “(막말 사건이 불거진 뒤) 용민이의 선거사무실은 물론이고 우리 집의 e메일과 전화기는 불이 날 지경이 되었다. ‘목사가 자식교육을 어떻게 시켰는가?’ (…) 등의 일방적인 공격이 대부분이었다. 처음에는 예를 갖춰 응대했지만, 결국 전화기 줄을 뽑아야 했다”고 회상하며 “용민이가 나꼼수로 활동하는 동안 목사 가운을 걸치거나 찬송가를 패러디한 것은 아무리 자기 딴에는 소신이 있어 행한 것이라고 하지만 목회를 한 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주 못마땅했다. 수차례 만류한 바 있다”고 전했다.

한편 막말 파문 전 집필한 본문에서 김 목사는 ‘음란문화 만연과 청소년 문제’의 심각함을 지적하면서 “종교계는 방관하지만 말고 건전한 성문화를 바로 세우는 데 전력해야 한다. 그리고 방송이나 언론들, 특히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는 이들도 그동안의 상업적인 행태를 반성하고 과감히 방향전환을 해야 할 것이다”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채널A 영상] 김용민, 올해 1월 발언 “한국교회는 범죄집단이고 척결대상”

책의 집필 동기에 대해 김 목사는 ‘프롤로그’에 “두 아들의 활약상 때문에 우리 부부는 많은 분들로부터 ‘어떻게 자녀들을 교육시켰습니까?’라는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고 썼다. 그는 ‘달란트 교육’이란 “자녀에게 있는 ‘달란트’(각자의 타고난 자질)가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키워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또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되었다’는 말이 실감나는 날이다. (…) 목회 일선에서 은퇴한 지 4년이 됐는데, 근래 들어 두 아들의 위상이 하루가 다르게 격상돼 나까지 유명인사가 된 느낌이다”라고 전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4·11총선#나꼼수#김용민#민주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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