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찬경, 임석에 25억 줘 퇴출저지 로비”… 한달뒤 퇴출 제외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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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7일 03시 00분


■ 검찰, 청탁 정황 포착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56·구속 수감)이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50)에게 미래저축은행 퇴출 저지 로비 명목 등으로 모두 25억 원을 건넨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 로비 청탁에서 대출 사례(謝禮)까지

저축은행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최근 김 회장에게서 “2차 저축은행 퇴출을 한 달여 앞둔 지난해 8월부터 5, 6차례에 걸쳐 은행 퇴출을 막는 로비에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검찰은 김 회장이 정·관계 인맥이 넓은 임 회장을 통해 로비를 벌인 것으로 보고 로비 자금의 용처를 집중 수사 중이다. 미래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2차 저축은행 영업정지 당시 퇴출을 피했다.

검찰은 임 회장이 받은 25억 원 중 10억 원은 지난해 7월 솔로몬저축은행이 미래저축은행에 승인해 준 대출에 대한 사례금이었다는 김 회장의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 김 회장의 동생 명의 빌딩을 담보로 미래저축은행에 350억 원을 대출해줬다. 이 돈 가운데 상당액은 미래저축은행의 증자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엔 솔로몬저축은행이 50억 원을 증자할 때는 미래저축은행에서 받은 대출금이 사용된 정황도 발견됐다. 두 저축은행이 서로 대출을 해주며 편법 증자를 통해 건전성 지표를 끌어올린 과정에 대가가 지급된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검찰은 김 회장의 진술 등을 근거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15일 오후 10시 40분경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을 지나가던 임 회장을 체포했다. 임 회장은 1500억 원대 불법대출 및 170억 원의 은행돈 횡령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임 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알선수재 혐의 등을 적용해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 서로 믿고 의지하는 사이

김 회장과 임 회장은 사적인 친분도 깊었다고 한다. 김 회장이 임 회장보다 6세 많지만 술자리 등 사석에서는 김 회장이 임 회장의 인맥과 영향력을 부러워해 연장자처럼 대했다는 것이 주위의 전언이다.

두 사람 모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같은 동에 거주한다. 특히 김 회장은 저축은행 경영과 관련해 도움이나 로비가 필요한 일이 생길 때마다 임 회장을 찾았다고 한다.

또 두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과 그 친형 이상득 의원이 다니는 소망교회 금융인 모임인 ‘소금회’의 일원이다. 이 때문에 임 회장과 이 의원 사이가 각별하다는 소문이 많았다. 은행 영업정지 직전까지 임 회장이 정권 실세들에게 구명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임 회장은 전남 무안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 시절에도 정권 실세와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김찬경#저축은행비리#청탁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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