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열기 식고… 자본 잠식… 늪에 빠진 인천유나이티드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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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7일 03시 00분


프로축구 하위권 허덕… 165억 초기자본 마이너스 12억원으로…
市 대책 필요

안방 경기를 응원하고 있는 인천유나이티드 서포터스. 올 시즌 초라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인천 구단을 향한 이들의 사랑은 변함이 없다. 인천유나이티드FC 제공
안방 경기를 응원하고 있는 인천유나이티드 서포터스. 올 시즌 초라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인천 구단을 향한 이들의 사랑은 변함이 없다. 인천유나이티드FC 제공
“축구전용구장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수준인데 성적과 재정은 꼴찌를 다투니….”

시민구단인 인천 유나이티드 FC(이하 인천구단)에 쏟아지는 시민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2003년 축구에 대한 인천 시민들의 사랑과 열정, 그리고 축구를 통한 화합을 위해 출범한 인천구단이 창단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시민과 공무원 등 4만7000여 시민주주를 기반으로 출범한 인천구단은 지난해 16개 국내 프로축구팀 가운데 13위로 추락했다. 시즌 초반이지만 올해도 15위(1승 4무 7패, 승점 7)에 머무르고 있다.

○ 위기의 시민구단

올해 3월 인천 남구 숭의동에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완공한 인천구단은 프로축구 열기를 한층 고조시킬 수 있는 환경을 갖췄지만 구단 경영과 운영에서 총체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다. 2003년 시민의 주식 공모를 통해 165억 원의 자본금으로 창단된 인천구단의 사장은 2년째 공석이다. 여기에 허정무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해 구단 구성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2010년 국내 프로스포츠 구단 최초로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할 정도로 탄탄했던 재무구조는 영업적자가 2010년 52억 원, 2011년 34억 원으로 2년 연속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결국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이 마이너스 12억 원으로 자본 잠식에 들어가는 최악의 상황이 됐다.

인천구단 시민주 공모에 50만 원을 투자했다는 이모 씨(45)는 “코스닥 상장은 안 해도 그만이지만 구심점을 잃고 흔들리는 인천구단의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며 “하루속히 인천구단을 정상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러브 어게인’이 필요할 때

인천구단은 구단주인 송영길 인천시장 취임 이후 점점 퇴보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 실정에 맞지 않은 무리한 사장 교체와 임원진 보강은 구단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메인 광고 스폰서를 영입하지 못한 것도 재정 악화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현재 인천구단은 조동암 인천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이 대표이사 대행을 맡아 운영하고 있으며 인천 출신인 김봉길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고 있다.

조 대표이사 대행은 취임 후 선수들의 임금 체불에 관한 대책을 마련하고, ‘더 이상의 체불은 없을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올해 예산 154억 원을 상반기 안에 확보해 안정적인 재정 운영으로 선수들의 동요를 막겠다는 것.

김 감독대행도 17일 인천구단 서포터스를 만나 “지금이야말로 서포터스를 비롯한 인천 시민들의 응원이 절실할 때”라며 아낌없는 사랑을 당부했다.

인천 축구계에서는 인천구단이 다시 힘을 얻기 위해서는 시와 시민들이 나서 지역기업의 자발적인 후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구단의 후원자로서 시민과 기업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나 혜택 등을 발굴해 적극적으로 후원을 제안해야 한다는 것.

조 대표이사 대행은 “구장의 명칭 사용권을 구단의 메인스폰서십 조건과 연계하는 등 다양한 재정 확충 방안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인천 시민과 서포터스의 변함없는 성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인천#인천유나이티드#시민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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