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결의 절차도 안거치고 추가예산 사업 추진
강원도 특별감사서 서류 허위작성-예산낭비도 적발
강원도개발공사(강개공)가 강원 평창의 알펜시아를 조성하면서 정상적인 설계 변경 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 문제점이 드러났다. 강원도는 16일 도청에서 강개공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사회 결의 절차 없이 대규모 추가 공사비가 소요되는 사업을 진행했고 허위 문서 작성과 부적정한 회계처리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는 강원도의 발표에 대해 감사원의 2차례 감사 과정에서 이미 드러난 것으로 새로울 게 없으며 명확한 책임 소재 규명도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원도에 따르면 강개공은 2007년 7월 겨울올림픽 유치 실패 이후 분양 실적이 저조하자 타당성 분석 등 정상적인 의사 결정 절차와 이사회 결의 없이 전면적인 설계 변경을 통해 2273억 원의 공사비가 추가 소요되는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 강원도는 당시 사장에 대해 도의회에 출석할 것을 요구하고 불응하면 형사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강개공은 또 공사 중단 지시와 전면적인 설계 변경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골프빌리지 업그레이드 요청건’, ‘사장지시서’, ‘대관령 알펜시아 골프빌리지 지구 힐사이드빌라 업그레이드 계획’ 등 3건의 문서를 2007년 11월 작성하고도 같은 해 7월에 작성한 것처럼 허위로 전자문서시스템 상의 기록물 등록대장에 소급해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충분한 사업성 검토 없이 일을 추진했다가 손실을 본 사례도 공개됐다. 고급빌라 분양을 위해 25억 원을 들여 서울에 모델하우스를 설치했지만 12개월 만에 철거(5500만 원에 매각)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 ‘홀리데이인 호텔’에는 당초 계획에 없던 스파시설을 설계 변경으로 설치했지만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로 방치한 뒤 2018겨울올림픽조직위원회 사무실로 용도 변경을 추진해 시설비 및 철거비 등으로 27억 원의 예산을 낭비했다. 업무용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클린카드 사용 제한 업종에서 1600만 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강원도는 강개공에 기관경고 조치하고 회수 가능한 사업비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김시겸 강원도 감사관은 “이번 감사를 바탕으로 강개공의 경영 개선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분양 활성화 및 겨울올림픽 특구 지정, 시설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등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유성철 사무처장은 “단순히 설계 변경에 대한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책적으로 도민 혈세가 낭비된 것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며 “오히려 책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감사”라고 지적했다. 강개공은 강원도가 100% 출자해 만든 공기업으로 알펜시아 사업 실패로 인해 약 1조 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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