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학생들의 일상을 2년간 영상물로 담은 휴먼 다큐멘터리 영화 ‘안녕, 하세요!’(사진)가 24일 전국 영화관 19곳에서 개봉됐다. 촬영지는 경인지역 유일의 시각장애특수학교인 인천 혜광학교(부평구 십정동).
영화 제목은 이 학교 초등학교 3년생 이모 양(9)이 평상시 인사를 할 때 ‘안녕’과 ‘하세요’ 사이에 뜸을 들여 말하는 언어습관에서 따온 것이다. 초중고교 12년의 교육과정 속에서 이 양을 포함한 학생들이 서로 동고동락하는 모습을 옴니버스 영상물로 감상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최근 두 차례 시사회에 참석한 관람객 상당수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임태형 감독은 2005년 전국 114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 ‘안녕, 형아’에 이어 7년 만에 다큐멘터리를 다시 선보였다. 임 감독은 혜광학교 이상봉 교사의 개인 사진전을 보고 이 영화의 제작을 결심했다.
사진작가인 이 교사는 사진 찍히기를 꺼리는 시각장애인 학생들에게 “너희들이 세상에 나가야 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다”고 설득해 학생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왔다. 2009년 시각장애 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사진전을 인천, 서울 등지에 열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임 감독은 이 사진전을 보고 난 뒤 시각장애 학생들의 웃음과 눈물을 유쾌하게 그려낸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친구와 장난치고, 운동도 하면서, 노래와 악기를 즐기며 공부하는 학생 개개인의 모습을 꾸밈없이 촬영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29일 서울 명동 롯데시네마에서 혜광학교 직원들을 초청해 이 영화를 관람하기로 했다. 혜광학교 관계자는 “영화에 나오는 학생들의 모습이 학교 관계자에게는 아주 평범해 보이는데도 일반인에게는 큰 감흥을 주는 것 같다”며 “김 총리가 많은 관심을 보이며 학교에 여러 문의를 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이 학교 학생과 교직원 130명은 지난해 9월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 심포니오케스트라단을 구성하기도 했다. 단원들은 매주 두 차례 연습을 하고 있으며, 8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조수미 콘서트에 협연 연주자로 초청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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