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8시 반경 대구 수성구의 한 중학교 1학년 2반 교실 앞. 정모 군(13)과 아버지(44)가 교실에 들어가지 않고 복도에 섰다. 아버지는 상중(喪中)인 담임교사를 대신해 나온 학년 부장교사에게 아들을 괴롭혀 온 조모(13), 허모 군(13)을 따로 봐야겠다고 요청했다. 얼마 후 이 교사가 두 학생을 데리고 교실을 나서는 순간 정 군의 아버지는 다짜고짜 해당 학생들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아버지는 소란을 듣고 달려온 몇몇 교사의 만류로 폭행을 잠시 멈췄다가 10여 분 뒤 다시 학생들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학생들은 전치 2주의 타박상을 입었다. 특히 조 군은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아버지는 전날 아들이 지난달부터 조 군 등이 의자를 빼거나 어깨를 툭툭 치는 등 계속 괴롭혀 왔다는 글을 쓴 것을 보고 화가 나서 학교를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아들이 초등학교 때 비슷한 일 때문에 힘들어한 기억이 떠올라 흥분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피해 학생들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도록 전문상담 등을 실시키로 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뒤늦게 후회한 아버지가 피해 학생 부모에게 사과하고 치료비를 물어주겠다고 약속했다”며 “현재 양측이 합의를 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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