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청장은 29일 오후 8시부터 30일 오전 9시까지 제주동부경찰서 중앙지구대에서 야간근무를 하며 민생 치안 현장을 체험했다. 정 청장은 계급이 표시되지 않은 지구대 경찰복장으로 갈아입은 뒤 삼단봉 수갑 무전기 조끼 등을 착용하고 시장 순찰을 하며 업무를 시작했다. 시장 상인들은 그가 청장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초등학교 앞에서는 범죄예방용 폐쇄회로(CC)TV 작동여부를 꼼꼼히 점검했다. 어둠이 깊어지자 무전기에서 다급한 지시가 떨어졌다. 제주시 탑동해변공원 방파제에서 술에 취한 대학생이 자살을 시도한다는 것이었다. 정 청장은 지구대원과 함께 112순찰차량을 타고 현장에 출동했다. 대학생을 설득해 지구대로 호송한 뒤 가족과 함께 3시간가량 달랜 끝에 귀가시켰다. 취객이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2차례에 걸쳐 현장에 출동하기도 했다. 취객들과 실랑이를 하는 사이 날이 밝았다.
정 청장은 1988년 파출소장으로 근무한 이후 22년 만에 지구대 체험을 했다. 정 청장은 “13시간의 야간근무가 어렵다는 것을 잘 느꼈다”며 “시민들에게 질적으로 우수한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야간근무 시간을 줄이도록 체제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정 청장의 현장 체험은 지구대 야간근무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현장 직원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제주경찰청이 경감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14일부터 마련한 현장 체험 행사의 마지막이었다. 설문조사 등을 통해 개선점을 수렴해 지구대 운영에 적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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