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2010년, 광화문 물난리는 경관 치중한 공사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31일 03시 00분


감사원 “작년 강남 침수도 인재”

서울에서 자주 발생하는 물난리는 잘못된 설계와 부실시공 등이 빚은 인재(人災)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30일 공개한 ‘도시지역 침수예방 및 복구사업’ 감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는 2006년부터 침수 방지를 위해 강남 일대 하수도 확충 공사를 하면서 공사구간이 겹치는 신분당선의 시공사와 사전 협의를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신분당선 가(假)시설이 먼저 설치됐고, 이를 피해 하수도 공사를 하느라 공사기간이 8개월 지연됐다. 결국 지난해 7월 강남 일대 침수 때까지 완공되지 않는 바람에 피해를 키웠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또 서초구는 2008년 설계를 변경하면서 하수가 흐르는 방향과 역(逆)경사 구간이 포함돼 있는데도 검토 없이 그대로 승인했다. 감사원은 “공사비 262억 원을 들이고도 강남역 일대에 지속적인 수해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건설 공사를 하면서 세종로 사거리에 하수도가 ‘C’자형으로 설치돼 집중호우 시 침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는데도 광장의 경관 조성에 치중한 나머지 근본적 수해 방지 대책 없이 공사를 진행해 2010년 5월 완공했다. 그 결과 같은 해 7월 광화문 인근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리자 광화문광장이 2시간 넘게 물에 잠기는 등 68건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광화문 물난리#부실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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