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법학적성시험(LEET) 지원자가 역대 최저 인원을 기록했다. 다양한 전공을 가진 실무형 법조인을 양성하겠다며 도입한 로스쿨의 인기가 4년 만에 시들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지난달 31일까지 2013학년도 LEET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7628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스쿨이 국내에 처음 설립된 2009학년도 1만960명이 응시한 이래 가장 적은 규모로 30.4%가 줄어든 수치다. 전년도 8795명과 비교해서도 1167명(13.3%)이나 줄었다. 원서접수 전까지는 응시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사법시험 선발인원이 올해 500명으로 2009년 1000명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고 내년에는 300명으로 줄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법조계는 로스쿨 졸업생들의 심각한 취업난과 아직 정착되지 않은 변호사시험 제도 때문에 로스쿨 지원자가 준 것으로 분석했다. LEET에 합격한 뒤 3년간의 학사일정을 거쳐 로스쿨을 졸업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에 비해 전망이 너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올 1월 로스쿨 첫 졸업생 2000여 명이 응시한 변호사시험에서 모두 1451명이 합격했지만 이 가운데 대형 로펌에 취업한 학생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졸업생 42명은 검사로 신규 임용됐다. 로스쿨에 지원하는 비법학 전공 출신자도 매년 줄고 있다. LEET 지원자 중 법학 전공자 비율은 2009학년도에 31.9%였지만 올해는 53.2%로 올라갔다. 비법학 전공 출신자들에게 로스쿨이 점차 매력을 잃고 있다는 얘기다. 다양한 전공을 바탕으로 한 법조인을 양성하겠다는 로스쿨의 설립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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