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 기간에는 평년보다 최대 2배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되면서 방재에 비상이 걸렸다. 기상청은 “올 장마는 평년과 비슷한 시기인 20일경부터 제주 지방을 중심으로 시작될 것”이라며 “전국 곳곳에 평년보다 적게는 30%, 많게는 2배 이상의 비가 내릴 수 있다”고 4일 밝혔다.
‘장마’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여름철에 북상해 차가운 대륙고기압과 만나면서 두 기압 사이에서 비구름대가 형성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비구름대는 6, 7월에 한반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전국에 비를 뿌린다.
문제는 올해 4월부터 계속된 한반도 이상고온 현상으로 평년보다 훨씬 많은 장맛비가 내릴 조건이 형성됐다는 점이다. 기상청 분석 결과 4, 5월은 기온이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1∼3도 높았다. 한반도 상공에 배치된 강한 고기압 탓에 장마 직전까지 평년보다 무더운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고온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공기 중으로 증발되는 물의 양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한반도 상공의 공기덩어리는 평년보다 많은 양의 수증기를 머금고 있다. 기상청은 “최근 잦았던 우박과 소나기도 이상고온 때문”이라며 “더운 날씨 탓에 수분이 많은 공기덩어리가 상승해 구름이 되는 현상이 20일 이후 나타날 장마전선과 겹치면 장마 기간 비구름대는 평소보다 많은 양의 비를 내릴 능력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 장마 기간에는 500mm 이상의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1981년부터 지난해까지 장마 기간 강수량을 분석한 결과 매년 평균 357.9mm의 비가 전국에 걸쳐 내렸다. 1987년(579.4mm) 1990년(507.7mm) 2003년(529.2mm) 2006년(693mm) 2009년(530.7mm) 등 500mm 이상의 장맛비가 내린 연도는 피해가 컸다. 기상청 관계자는 “1년간 전국 평균 강수량이 1500mm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장마 기간(32일)에 500mm 이상의 비가 내리면 곳곳에 침수 피해가 생기게 된다”며 “각종 방재 상황을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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