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연주를 하기 위해 살아요, 살기 위해 연주를 해요? 무엇인가가 되기 위해 삽니까, 아니면 살기 위해 무언가가 되는 건가요?
이날의 멘토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사진)는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그는 T S 엘리엇의 시 ‘바위’의 구절을 인용하면서 “정보보다는 지식, 지식보다는 지혜, 생활보다는 인생을 염두에 둔 삶을 살자”고 말했다.
‘생활 속에 잃어버린 인생은 어디에 있는가/지식 속에 잃어버린 지혜는 어디에 있는가/정보 속에 잃어버린 지식은 어디에 있는가.’
홍 교수는 미대 동기생들이 가지 않는 길을 찾아 비디오 아티스트가 된 백남준과 전통 탱고에 안주하지 않고 누에보 탱고를 개척한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예를 들었다. “백남준과 피아졸라의 공통점은 기존의 것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시도했다는 거예요. 이들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도 내면에서 진짜 원하는 것을 먼저 찾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뜻과 의견에 끌려가지 마세요. 예술가는 자유로워야 합니다.”
홍 교수는 한 바이올리니스트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음대를 졸업한 뒤 보통 독주회를 하는데 그 바이올리니스트는 ‘내 돈으로 공연장 빌리면서 좌석 채우려 굽실거리는 게 싫다’면서 독주회를 열지 않았다는 것. 어느 날 그 연주자에게 초대장이 날아왔는데, 공연장이 자신의 아파트 자택이었다고 한다. 처음엔 가까운 지인만 초청하려다 아파트 게시판에 초청의 글을 남겼더니 화장지, 김치, 화분 등을 들고 찾아온 주민들로 문전성시를 이뤄 즉석에서 부녀회관으로 무대를 옮겼다고 한다. 바이올리니스트와 주민들은 그때의 행복감을 잊지 못해 한동안 매달 한 번씩 부녀회관에서 연주회를 열었다.
“내가 하는 일에 나만의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내가 이 일을 얼마나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십시오. 1순위를 위해 나머지를 과감하게 버리는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안 되는 이유 100가지보다 해야 할 이유 한 가지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홍 교수는 “해법의 키워드는 ‘자유’다. 세상의 모든 음악가들은 나름의 가치를 지닌다. 정해진 틀을 벗어나 진정 원하는 것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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