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송도국제병원(ISIH) 컨소시엄이 해외 운영자를 대상으로 협상을 벌였던 하버드대 병원 길버트 머지 국제사업부문 총괄 사장(사진)은 지난달 15일 미국 뉴욕에서 본보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 머지 이사장은 송도국제병원 설립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국내 유수 병원과 비영리 국제병원 설립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ISIH 컨소시엄이 까다로운 규정으로 인해 영리병원 설립에 난색을 표명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송영길 인천시장이 비영리 국제병원 설립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
머지 사장은 “세계 여러 영리병원에서 협력 요청이 들어오고 있지만, 한국의 일류 비영리 의료기관과의 협업 구축에 관심이 많다”며 “이를 통해 동아시아 의료허브를 구축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존스홉킨스 병원, 하버드대 병원 등 세계적 명망을 지닌 병원이 한국 진출에 의욕적인가.
“하버드 파트너스 헬스케어는 미국 내 가장 수준 높은 의학전문기관이다. 매사추세츠 일반병원과 브링엄 여성병원이 주축인데, 한국 일류 병원과 세계 최고 수준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려고 한다. 송도국제도시에 이런 형태의 국제병원이 설립된다면 아시아 의료계의 큰 혁명을 가져올 것이다. 하버드대 병원은 임상치료와 의료기술 교육 및 연구 분야에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하버드 파트너스 헬스케어가 해외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인가.
“세계 20여 개국에서 의료 관련 프로그램을 지원 운영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세분해 장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여성 종양, 여성 암과 같은 여성 질환 임상연구와 중동 의료인력 양성 사업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인도에서는 의대 건립, 간호교육 등 5개 프로그램이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국제병원 설립도 아주 중요한 계획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의료산업 허브로 적합하다고 보는 것 같은데, 한국 일류 병원과의 협의는 잘되고 있나.
“협상 중인 한국의 모 병원은 매우 우수한 의료기술을 보유해 국제병원 운영자로 아주 적합하다.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며, 한국 병원이 약점을 보이고 있는 연구개발 분야가 우리 몫이다. 하버드 파트너스 헬스케어 의료진도 한국 일류 병원에서 일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국제병원의 영리 또는 비영리 운영을 둘러싼 논란이 있다. 어떻게 보고 있나.
“하버드 파트너스 헬스케어는 비영리 의료기관이지만 연 매출이 8조3000억 원이다. 비영리 의료기관으로 운영하면 국제 의료관계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 하버드대 병원과 한국 일류 병원은 비영리라는 유사성을 가진 데다 인류 건강을 지키려는 사명감도 같다. 국제병원을 비영리로 운영하면 임상연구나 교육 분야에 재투자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혜택이 환자에게 돌아간다. 한국 국민은 건강보험 혜택을 받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 의료 혜택은 권리이지 특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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