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한번 없더니” 딸 죽자 보험금 챙긴 생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5일 15시 24분


헤어진 생모 보험금부터 챙기자…유족들 "소식도 없더니" 반발

지난달 훈련도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상주시청 사이클팀 소속 정수정(19) 씨의 어머니 김모(47) 씨는 딸을 먼저 보낸 슬픔에 이어 세상을 원망하는 비통함마저 생겼다.

딸을 떠나보낸 후 유족들이 정신이 없는 사이 10여년전 이혼한 생모가 딸의 보험금 절반을 이미 찾아간 사실을 알개된 것.

김 씨는 "생모가 사고 이후 L보험에 상주시가 가입한 선수 개개인의 사망보험금 5000만원 중 절반인 2500만원과 H보험에 가입한 사망보험금 1억원의 절반 등 7500만원을 찾아간 것을 확인했다"며 "자식이 죽었는데도 생모는 보험금만 청구하는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수정 씨의 부모는 수정 씨가 8살 때인 10여년전 이혼했다. 이후 2006년 김 씨가 수정 씨의 아버지와 재혼해 울릉도에 살면서 사이클선수가 꿈인 수정 씨를 육지로 보내 물심양면으로 뒷바라지 하며 헌신해 왔다.

운동을 하는 수정 씨가 다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수정 씨 명의로 의료실비보험 등 보험도 3개나 가입했다.

그런데 수정 씨가 사망하자 느닷없이 생모가 자신의 몫이라며 보험금을 타가고 심지어는 나머지 보험금과 보상금, 위로금 등도 변호사를 선임해 절반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이에 김 씨도 아무리 생모가 권리가 있다고 해도 자신이 가입한 보험금 등은 절대 줄수 없다며 지난달 25일 변호사를 선임해 결국 법정싸움을 벌이게 됐다.

김 씨는 "이미 가져간 돈은 어쩔수 없지만 부모의 도리는 하지않은 채 권리만 찾으려는 행동에는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또 "돈도 돈이지만 특히 이혼이 늘어나면서 많은 새엄마들이 이와 유사한 일에 대비토록 하고 기른 정도 낳은 정 못지않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생모인 조 씨의 반론도 만만찮다.

조 씨는 "이혼 후 수정이와 떨어져 있으면서도 수정이가 대회에 나가거나 훈련을하는 곳에 수시로 가 응원하고 뒷바라지 했다"며 "나를 보험금에만 욕심내는 비정한엄마로 만드는 데 분노를 느낀다"고 강조했다.

또 "수정이 앞으로 남겨진 돈을 끝까지 찾아서 수정이가 사랑했던 사이클 발전과 동료선수들을 위해 뜻있게 사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꽃다운 나이에 하늘나라로 간 딸을 위한 부모들의 상반된 마음이 결국 법정다툼으로 번지면서 향후 재판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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