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인천 옹진군 관내 섬에 산행코스가 개설되면서 수도권의 등산객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섬 산행은 색다른 맛이 있다. 수평선으로 떨어지는 아름다운 낙조를 만날 수 있는 데다 정상에 올라 노송이 어우러진 드넓은 백사장을 바라보면 일상에 찌든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옹진군은 몇 해 전부터 바다를 조망하며 산행할 수 있는 코스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여름 휴가철에 해수욕장에 몰리는 반짝 관광 특수에서 벗어나 1년 연중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산행코스를 개발하고 있는 것.
2일 옹진군 북도면 장봉도 건어장 해변. 2009년 인천시 건축상을 수상한 펜션 ‘노을 그려진 바다 풍경’이 해변 끝 쪽에 자리 잡고 있다. 군은 4개월 전 이 펜션에서 시작해 야달 선착장까지 이어지는 약 3km 길이의 산행코스를 만들었다. 기암절벽을 끼고 서해를 바라보며 쉬엄쉬엄 걷는 맛이 일품이다.
노을 그려진 바다풍경 펜션에서 출발해 15분 정도 산에 오르자 노을정자에 도착했다. 군은 서해를 조망할 수 있는 망원경(무료)을 설치했다. 시간이 정오로 향하자 갯벌에는 바닷물이 서서히 들어오기 시작했다. 망원경을 통해 장봉도 앞 무인도인 서만도 동만도의 해변이 한눈에 들어왔다.
장봉 선착장 인근에서 산에 오른 등산객들은 국사봉(해발 151.1m)에서 장봉4리 방향으로 1km 정도 걷다 보면 가막머리와 야달 해변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만난다. 새로 개설된 이 등산로를 이용하려면 야달 해변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된다. 먼 거리 산행이 부담스러우면 마을버스를 타고 장봉초교를 지나 건어장 입구에서 내린 뒤 해변 끝으로 오면 펜션 앞의 산행코스를 만난다. 장봉도는 인천 서북쪽 22.6km에 있는 섬으로 영종도 삼목 선착장에서 배(차도선)를 타면 40분 만에 도착한다. 주민 서해석 씨(52)는 “기존의 장봉도 산행코스는 바다를 보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 코스는 바다를 품에 안고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풍광이 아름답다”며 “사계절 아름다운 서해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이 산행코스의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한 시간 거리의 덕적도에는 숲 속 쉼터와 산책로를 갖춘 서포리삼림욕장이 있다. 벗개 방조제 뒤편에는 국수봉삼림욕장이 있는데 바다를 조망하며 산행을 할 수 있어 등산객들에게 인기다. 덕적도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인 비조봉(해발 292m)은 50분 정도 걸으면 오를 수 있다. 정상에 서면 소야도 문갑도 굴업도 등 30여 개 섬이 한눈에 들어와 마치 한려수도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비조봉으로 오르는 산행코스는 산세 좋기로 소문나 있다.
다리로 이어져 등산객이 많이 찾는 영흥도도 최근 산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장경리해수욕장∼신노루∼양로봉∼버섯재배단지∼에너지파크(3시간 30분) △고리장골∼통일사∼국사봉∼진여∼십리포해수욕장(2시간) 등 네 곳의 등산코스가 인기다.
옹진군은 올해 북도면 신도리, 덕적면 비조봉, 백령도 사곶동∼관창동, 영흥면(양로봉 국사봉) 등 총 5km의 산행코스를 개설하고 방향표지판과 통나무 안전로프 등 안전시설을 설치해 등산객을 맞고 있다. 조윤길 옹진군수는 “섬을 찾는 등산객에게 쾌적하고 안전한 산행을 위해 산림휴양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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