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편지/차형수]버스-지하철서 자리 양보땐 고맙다는 인사 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7일 03시 00분


나는 휴일이면 아내와 함께 집에서 가까운 서울 올림픽공원으로 운동하러 간다. 며칠 전에도 올림픽공원에 갔는데 자판기에 앞사람이 놓아두고 간 잔돈이 있었다. 난 서둘러 쫓아가 잔돈을 건네줬다. 그 사람은 고맙다는 말은 고사하고 기분 나쁘다는 듯이 매우 뻣뻣한 자세로 돈을 받았다. 나의 친절은 일순간 허공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괜히 돈을 찾아줬다는 후회마저 들었다.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이런 사례는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사회가 각박해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대다수 사람들이 노인들께 자리를 양보한다. 그런데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 없이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당당하게 앉는 분들도 있다. 임신부나 아기를 안고 있는 젊은 엄마에게 양보해도 마찬가지다.

고맙다는 인사 한 번 하는 데 엄청난 에너지나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결코 자신의 체면이 깎이는 것도 아닌데 너무 인색한 것 같다. 물론 인사를 받기 위해 행한 것은 아니지만 이러면 친절을 베풀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인사가 인색해지면 사회는 필연적으로 이기적으로 변한다.

친절을 받고도 인사하지 않는 것은 공짜로 친절을 받는 일이다. 비록 사소해 보일지 몰라도 작은 인사 한마디가 우리 사회를 웃게 할 수 있다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을 모두가 가슴에 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차형수 서울 송파구 신천동
#독자 편지#차형수#공공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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