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 씨(30·대학 4년)는 지난해 말 국립대인 전남 S대 총학생회장 후보로 단독 출마해 당선돼 현재까지 학생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2010년 이 대학에 편입해 학생회장에 출마했지만 낙선하자 유급까지 한 뒤 재도전해 당선된 것이다. 그는 왜 학생회장 자리에 집착했던 것일까.
폭력조직인 ‘순천 중앙파’ 소속인 박 씨는 2008년 전남 순천의 2년제 대학 학생회장을 하며 학생회비 교비 등 4800만 원을 횡령했다. 빼돌린 돈으로 인터넷 도박을 하고 음주운전 벌과금 등도 냈다. 박 씨를 비롯해 이 조직에 소속된 18명은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순천의 2개 2년제 대학 총학생회장직을 대물림하며 총 4억 원을 횡령했다. 이 돈은 조직 관리 자금 등으로도 쓰였다.
재미를 본 박 씨는 지난해 말 국립대 학생회장까지 됐지만 올해 3월 임기 시작을 앞두고 경찰 수사가 시작돼 학생회비에는 손도 대지 못한 채 덜미가 잡혔다. 전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박 씨 등 8명에 대해 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명은 불구속하고 달아난 1명은 지명수배했다. 나머지 8명은 업무상 횡령 공소시효(당시 5년, 2008년 개정되어 7년)가 지나 처벌하지 못했다. 경찰은 조폭들이 학생회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 후보를 협박하거나 교직원과 공모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