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를 꼭 구경하려고 합니다. 정말 궁금하네요.” 대구가 낳은 천재화가 이인성 화백(1912∼1950)이 1935년에 그린 수채화 ‘대구 앞산’(가로 45cm, 세로 25cm)의 경매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9일 오후 4시 대구 중구 대백프라자에서 열리는 경매를 앞두고 미리 보여주는 전시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이 그림에 많은 호기심을 보였다. 한 50대 부부는 “대구가 자랑하는 화가의 그림이 77년 만에 세상에 나와서 그런지 느낌이 아주 좋다”며 “경매가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앞산은 경매를 마련한 ㈜A-옥션이 이번 행사에 내놓은 미술품 248점 가운데 대표 작품이다. 가난했던 이 화백이 그림 공부를 하도록 뒷바라지해준 장인에게 선물한 작품이다. 1935년은 이 화백이 당시 전국 최고 미술대회였던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최고상인 창덕궁상을 받은 해였다. 39세 때 갑작스러운 사고로 숨졌지만 ‘화단의 귀재’ ‘조선의 보물’ ‘조선의 고갱’ 등의 찬사를 받았다.
경매 시작 가격은 1억 원. 요절하는 바람에 남긴 작품이 적은 데다 경매에 나온 경우도 거의 없어 저명한 기성작가들의 작품과는 달리 가격대가 형성돼 있지 않다. A-옥션 측은 이 화백의 작품성과 예술세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1억 원을 최저 가격으로 정했다. 이 그림은 개인소장자가 30년 동안 보관하다 경매를 통해 공개했다.
경매가를 1억∼2억 원으로 예상하지만 상한선은 없다. 서보훈 A-옥션 전무(27)는 “이 작품처럼 가격을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 경우는 처음”이라며 “대구를 주제로 한 그림인 데다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어서 일반인의 관심도 꽤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덕수궁미술관에서 8월 중순까지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연다. 대구시는 8월 29일 ‘이인성 미술상’ 시상식과 지난해 수상자 초대전, 그의 미술세계에 관한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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