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장안읍 길천리 고리원자력본부 제1발전소(고리 1호기)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점검단의 11일 안전점검 결과 발표를 앞두고 논란이 뜨겁다. 고리원전은 고리 1호기 가동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산지역 시민단체와 지역민들은 폐쇄해야 한다며 고리원전 측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 고리원전 “성능시험 문제없다”
고리원전은 “2월 9일 고리 1호기 전력공급 중단 사건을 일으킨 비상디젤발전기 B에 대해 8일 종합성능점검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0일 밝혔다. 비상디젤발전기의 가동 실패 원인이던 공기공급밸브를 신품으로 교체한 것. 새 밸브는 제1발전소에 예비품이 없어 다른 발전소에서 가져온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열린 종합성능점검에서 비상디젤발전기 B는 고속기동 시험, 출력운전 시험, 최대 부하 탈락 시험, 전원절체 시험 등 모든 시험을 통과해 안전성이 확인됐다는 게 고리원전 측의 설명이다. 앞으로 비상디젤발전기 A도 점검할 예정이다.
이번 시험에는 주민대표들이 참관한 가운데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특별점검위원회와 원자력 안전규제 전문기관인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입회했다. 4일부터 고리 1호기 정전 사고의 발단이 된 비상디젤발전기와 전력계통 등 시설 전반에 대해 안전점검을 실시해 온 IAEA 점검단은 11일 오후 고리원전에서 결과를 발표한다.
○ 반핵단체 “고리 1호기 폐쇄를”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는 9일 부산 서면교차로 일대에서 고리 1호기 폐쇄와 IAEA 규탄 시민대회 및 탈핵문화제를 열었다. 시민대책위는 이날 “고리 1호기 재가동은 부산시민과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천만한 모험”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시민단체 원로와 시민대책위원회는 또 7일 부산시의회에서 탈핵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고리 1호기의 폐쇄, 핵 없는 세상, 안전한 부산 만들기’를 촉구했다. IAEA의 안전점검은 2007년 고리 1호기 수명 연장,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수명 연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그 이후 고리 1호기 정전사고, 후쿠시마 멜트다운(원자로 노심이 녹는 사고)을 볼 때 신뢰성과 공정성 등 어느 것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고리핵발전소를 둘러싼 비리가 꼬리를 물고, 부도덕한 핵발전소 운영기관의 행태가 확인되고 있는 마당에 IAEA 점검단의 안전점검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고 반발했다.
4일 고리원전 정문 앞에서 IAEA 안전점검 반대시위를 벌인 장안읍 주민자치위원회 및 발전위원회 소속 회원과 이장 등은 11일 고리 1호기 폐쇄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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