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20년, 미래로 가는 KORINA]<6>‘차이나 잡(China Job)’을 창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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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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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관광객 50만명 늘면 한국인 일자리 2만개 새로 생긴다

요즘 서울 중구 명동에 속속 들어선 비즈니스호텔의 타깃 고객층은 중국인 관광객이다. 이에 따라 중국어가 능숙한 호텔리어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 10일 서울 이비스앰배서더호텔 명동점에 있는 프런트데스크 직원(오른쪽)이 중국어로 중국인 관광객에게 호텔 인근 쇼핑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요즘 서울 중구 명동에 속속 들어선 비즈니스호텔의 타깃 고객층은 중국인 관광객이다. 이에 따라 중국어가 능숙한 호텔리어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 10일 서울 이비스앰배서더호텔 명동점에 있는 프런트데스크 직원(오른쪽)이 중국어로 중국인 관광객에게 호텔 인근 쇼핑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이비스앰배서더호텔 19층에 있는 프런트데스크.

반바지 차림에 명품 루이뷔통 가방을 멘 중국인 투숙객이 체크아웃을 하려고 하자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호텔 직원이 능숙한 중국어로 응대에 나섰다. 명동의 대표적인 비즈니스급 호텔인 이곳에는 매일 100명 안팎의 중국인이 묵는다. 전체 투숙객의 20% 정도가 중국인이다. 비즈니스급은 특1급을 제외한 1, 2, 3급 관광호텔을 통칭하며 하루 숙박비가 10만 원 안팎으로 비교적 싸다.

이 호텔에 중국인이 붐비게 된 것은 불과 2, 3년 사이다. 2006년 호텔 문을 처음 열 때만 해도 중국어가 가능한 호텔 직원은 한 명도 없었지만 현재는 프런트데스크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15명 가운데 5명이 중국어 능통자다. 이금주 이비스앰배서더호텔 명동점 객실부 팀장은 “중국인 투숙객 비중이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중국어 사용 가능자에 대한 호텔업계의 채용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 서울 시내 호텔 40여 곳 신축 공사 중

‘쇼핑 1번지’ 서울 중구 명동은 요즘 곳곳이 공사 중이다. 낡은 오피스 빌딩 대신 밀려드는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할 호텔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중구청에 따르면 내년 5월까지 명동 일대 호텔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곳은 6곳으로 모두 비즈니스급 호텔이다. 쇼핑할 때에는 ‘큰손’이지만 잠자는 데에는 돈을 아끼는 성향의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호텔들이다.

호텔업계에서는 보통 객실 1개당 일자리 1개가 생긴다고 본다. 비즈니스호텔 1곳이 보통 200실 안팎의 객실을 운영하니까 호텔이 생기면 200명 안팎의 신규고용이 일어난다. 현재 서울에서 사업승인을 받아 공사에 들어간 호텔만 40여 곳인 점을 감안할 때 호텔이 모두 완공되는 2, 3년 안에 8000개가 넘는 일자리가 생기는 셈이다.

‘고용 없는 성장’ 시대에 일자리 창출로는 관광업만 한 산업이 없다. 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10억 원을 신규 투자했을 때 생기는 일자리 수(취업유발 계수)는 정보기술(IT) 산업이 15명, 일반제조업이 9.8명인 데 비해 관광산업은 20명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 월등히 높다.

관광산업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관광 분야 취업자 청년층(20, 30대) 비율이 35.1%로 전체 취업자 중 청년 비율(16.8%)의 두 배가 넘는다.

아모레퍼시픽의 한방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인 ‘설화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을 때 반드시 사갖고 가는 ‘잇 아이템(it item)’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1층 설화수 매장은 본사에서도 무척 신경이 쓰이는 점포다.

중국 톈진외국어대에서 6개월간 어학연수를 한 경험이 있는 김민선 씨(23·여)는 올 초 충남 백석대 중국어과를 졸업한 뒤 롯데백화점에서 통역 아르바이트를 하다 아모레퍼시픽에 정직원으로 채용됐다. 김 씨는 “내 매출의 30%가량이 중국인을 상대로 한 것”이라며 “오늘(10일) 오전에도 한 명에게만 300만 원어치를 팔았다”고 말했다.

‘큰손’ 중국인 관광객은 국내 일자리 난 해소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이 한국을 찾을 때 약 40만 개(4%)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추정한다. 올 한 해 한국을 찾는 중국인 예상 관광객 수는 지난해 220만 명보다 늘어난 270만 명. 50만 명이 추가로 한국을 방문함으로써 생기는 ‘차이나 잡(China Job·중국인 관광객으로 유발되는 일자리)’은 2만 개라는 계산이 나온다.

○ 중국 주요 도시와 일일 생활권

기존 면세점, 백화점 등 소매업과 숙박업, 통역 외에 차이나 잡 수요가 새로 예상되는 업종은 레저·스포츠, 의료·미용, 전시·컨벤션 분야다. 중국 주요 도시와 1, 2시간이면 이동할 수 있는 일일 생활권으로 묶이면서 서울 강남구 청담동으로 피부과 시술을 받으러 오거나 제주에서 비즈니스 모임을 갖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 장병권 호원대 호텔관광학부 교수는 “‘제조업 강국’ 중국에 대응해 한국은 관광 산업을 보다 세분화하고 그에 걸맞은 인재를 육성해 ‘서비스 강국’으로 포지셔닝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팀장
김상수 산업부 차장

▽팀원
정효진 강유현 박창규(산업부)
유재동 김재영 박선희(경제부)
김희균 남윤서(교육복지부)
허진석(문화부) 이정은(정치부)
신광영 기자(사회부)
이헌진 베이징 특파원(국제부)
#중국인 관광객#한국인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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