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세 할아버지가 102세 어머니의 점심을 차려주러 갔다가 불이 나 모자가 함께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10일 전남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 23분경 전남 강진군 군동면 한 주택에서 불이 나 이모 씨(102·여)와 이 씨의 아들 오모 씨(74)가 숨졌다. 불은 45m²(약 14평) 넓이 조립식 주택을 모두 태우고 42분 만에 꺼졌다.
소방관들은 작은방과 큰방에서 각각 이 씨와 오 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화재가 가스레인지에서 발화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인근에 살던 오 씨는 거동을 못하는 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형수(80)가 7일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하자 점심을 차려주기 위해 집에 갔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은 “둘째 아들인 오 씨는 항상 어머니를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는 효자였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 씨가 사고 당일 농사일을 하다 어머니 점심을 차려주러 집에 갔다가 가스레인지에 음식물을 올린 채 불을 켜놓고 깜박 잠들었다가 화재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11일 현장감식과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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