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는 10회에 걸쳐 ‘신기한 첨단과학기술의 세계’를 소개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세계 최정상급 과학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1999년부터 진행한 ‘21세기 프런티어 연구개발사업’을 토대로 떠오르는 첨단 과학기술에 대해 살펴본다.》
식물자원 개발은 산업적 부가가치가 큰 연구 분야다. 천연의약품이나 기능성 식품·의약품을 생산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자연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든 의약품은 인공 화학물질보다 부작용이 현저하게 적다. 천연물질을 활용한 신약은 적은 비용으로 큰 이익을 거두는 세계적 ‘히트상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복용되는 약 중 하나인 ‘아스피린’도 버드나무에서 추출한 천연물질로 만든 것이다. 또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정한 유일한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중국에서 향신료로 쓰이던 ‘스타아니스’라는 식물의 열매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교육과학기술부 주관 ‘21세기 프런티어 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2000년부터 10년 동안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의 큰 성과 중 하나는 ‘식물 추출물 은행’을 만든 것. 이는 세계 곳곳에서 식물자원 1만여 종을 채집해 이에 대한 정보를 정리하고 추출물 및 원료들을 모아둔 ‘식물정보은행’이다. 각종 연구기관에서 식물 추출물 은행을 통해 구하기 어려운 자생식물 원료를 공급받았고 장기적인 실험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는 ‘신약 탄생’이라는 결실로 이어지기도 했다.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의 또 다른 큰 성과는 치매 및 뇌중풍(뇌졸중) 등 뇌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해결책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국내 연구진은 밀의 식이섬유인 ‘아라비노자일란’의 주요 성분인 ‘활성밀가루’가 이 같은 뇌질환의 예방·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 연구결과에 힘입어 활성밀가루를 활용한 식품첨가물이 개발됐으며, 현재는 이를 이용해 노인성 질환을 예방하는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세계 곳곳에 자생하는 식물 개체 수 30만 종 중 성분과 효능이 밝혀진 것은 2% 남짓. 자생식물자원을 활용한 연구는 앞으로도 꾸준히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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