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인문학 열기가 뜨겁다. 대학과 시민사회단체, 기업체 등이 사회현상을 깊이 있게 조망할 수 있는 인문학 강좌를 통해 지역민과 소통하고 있다.
경제문화공동체 ‘더함’은 지난달 7일부터 ‘열린 인문학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2003년 출범한 ‘더함’은 2009년부터 인문학 특강을 해왔다. 올해는 주제를 정해 놓고 특강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수강생이 강사와 협의해 강의자료나 책을 고르고 수강한 내용을 정리해 발표하는 식으로 꾸미고 있다. 매주 월∼목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9시까지 광주 북구청 맞은편에 있는 광주은행 인근 미미락 식당 2층에서 삶의 자양분이 되는 철학적 교양을 배우고 있다.
광주 무등공부방도 3년 전부터 인문학 강좌를 시작했다. 매주 화요일 오후 5시 광주 상록회관에서 각계 전문가와 교수, 현장활동가 등이 무등산의 역사를 비롯해 화제가 되는 역사와 사상, 문화예술, 지역 주요 정책에 관한 담론을 펼친다.
전남대 인문대학은 ‘최고지도자 인문학과정 필리안(Phillian)’을 운영하고 있다. 필리안은 그리스어 ‘philia(사랑), artes liberales(인문학), anthropos(인간)’의 머리글자를 따 조합한 것으로 ‘인문학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다. 제1기 수강생으로 34명이 입학했다. 강의는 올해 말까지 문학 역사 철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 국내외 석학들의 특강과 토론으로 진행된다. 광주여성재단은 11월 6일까지 인문학 강좌를 연다. ‘21세기에 읽는 그리스신화와 여성’이나 ‘여성주의적 소통은 어떻게 가능한가’ 등을 주제로 여성주의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을 시도하고 있다. 강좌는 무료이며 인문학적 소양을 넓히고자 하는 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지역 중소기업도 인문학 바람에 가세하고 있다. 광통신 부품제조업체인 ‘우리로광통신’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11시 200여 명의 직원이 인문학 강의를 듣는다. 직원들의 창의성 제고를 위해 강의시간에는 공장 가동을 멈춘다. 딱딱하고 지루한 강의가 아니라 재미있고 접근하기 쉬운 내용으로 직원들의 반응도 뜨겁다. 김국웅 우리로광통신 회장은 “조직과 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얻기 위해 지난해 10월 말부터 ‘인문학산책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의 창의적 사고와 인문학 감수성을 키워주는 강좌도 인기다.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는 ‘소년소녀, 영화를 만나다’를 주제로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반 영어인문학 교실을 열고 있다. 타인과의 소통, 가족과의 갈등과 사랑 등을 영화를 통해 철학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이달 16일부터 ‘2012 학생 인문학교실’을 운영한다. 매주 토요일에 광주교육연수원 신청사와 광주예술고에서 역사 철학 경제 문학 법 정치리더십 인문학 심화 등 8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2학기에는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인문학 아카데미’ ‘인문학 직무연수과정’을 개설하고 인문학교육 선도 학교 6개교도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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