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관리, 운영하고 있는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민간 매각을 놓고 지역주민과 사회단체 등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37개 단체회원 등이 참여한 ‘중문관광단지 살리기 서귀포시 범시민운동본부’는 지역주민의 의사를 무시한 채 진행하고 있는 중문관광단지 매각을 막기 위해 집단행동을 벌이겠다고 13일 밝혔다.
운동본부는 12일 중문동에서 가두행진을 벌이고 중문관광단지 매각 입찰에 참여한 기업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운동본부 측은 “중문관광단지가 60%밖에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시민을 기만하고 국가와 공기업이 지켜야 할 책임과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민간 매각이 이뤄지면 무분별한 개발사업이 이뤄져 공공 관광인프라가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중문관광단지 매각은 2008년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침에 따라 한국관광공사 민영화를 추진하면서부터 이뤄졌다. 제주도가 중문골프장과 단지 매입을 위해 우선협상의향서를 제출해 협상을 벌였으나 가격 차가 커 2010년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2차례 공개경쟁입찰이 이뤄졌으나 모두 유찰됐다. 이번이 3번째 입찰이다.
매각 대상은 18홀 규모 중문골프장 95만4767m²(약 28만9000평)와 관광센터, 야외공연장, 상가, 미분양 토지 10만6708m²(약 3만2300평) 등 모두 1510억 원 규모다. 매각 입찰에 2개 업체가 신청했으며 다음 달 2일 가격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운동본부 측은 단지 주변 지가가 3.3m²(약 1평)당 100만 원 이상에 형성된 상황에서 20만 원 수준의 가격으로 매각하는 것은 민간기업에 대한 특혜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중문골프장에 숙박업소 등을 추가로 건설하면 막대한 이익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운동본부 측은 “헐값으로 땅을 매입해 단지를 조성한 만큼 제주도가 최저가격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78년부터 개발사업이 시작된 중문관광단지는 356만2000m²(약 107만7000평) 규모로 특급호텔을 비롯해 식물원, 마린파크, 박물관, 컨벤션센터 등 다양한 관광시설이 들어선 제주지역 최초 관광단지이자 제주관광의 상징이다. 지금까지 1조2000억 원가량이 투자됐으며 관광공사는 1254억 원을 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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