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고액 세금체납자 대여금고 열어보니 금-다이아반지 쏟아져… 14억 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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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4일 03시 00분


세금 체납자들의 압류된 대여금고에서 찾아낸 귀금속들. 서울시 제공
세금 체납자들의 압류된 대여금고에서 찾아낸 귀금속들. 서울시 제공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사는 황모 씨(66·여)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방세를 내지 않았다. 서울시 38세금징수과는 올해 3월 밀린 세금을 받기 위해 황 씨의 대여금고를 압류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계속 반응이 없자 지난달 황 씨의 금고를 강제로 열겠다고 통보했다. 그제야 황 씨는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대여금고에는 아무것도 없다”며 “매월 조금씩 나눠 낼 테니 압류를 해제해 달라”고 싹싹 빌었다.

대여금고가 정말 비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38세금징수과 직원들은 지난달 26일 대여금고를 열어봤다. 그러자 ‘아무것도 없다’던 금고에서 고가의 명품 시계, 금반지 25개, 다이아몬드 반지 2개 등 70여 점의 귀금속이 쏟아져 나왔다. 시가 이를 압류하자 황 씨는 백기투항하고 지난달까지 체납된 지방세 3200만 원 전액을 납부했다.

서울시는 황 씨처럼 고액 지방세 체납자의 대여금고 503개를 3월에 압류한 뒤 지금까지 29명에게서 모두 14억4100여만 원의 세금을 거둬들였다고 13일 밝혔다. 이 중 24명은 금고가 압류되자 스스로 세금을 냈다. 자진 납부하지 않은 사람의 대여금고는 강제로 열었다. 시는 지금까지 100개의 금고를 열어 이 중 17개에서 귀금속 고서 외국화폐 증권 등 300여 점을 확보했다. 압류 물품의 추정 가격은 2억5000여만 원에 이른다.

시는 체납자에게 이달 말까지 유예 기간을 주고 자진 납세를 유도하기로 했다. 만일 계속 세금을 내지 않으면 다음 달 공매에 부칠 계획이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메트로#귀금속#체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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