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헬기 사고로 희생된 한국인 8명의 신원이 12일(현지 시간) 모두 확인됐다. 페루 당국은 13일 유가족 입회하에 부검을 실시하고 의사의 사망진단서를 발급할 예정이다. 시신은 빠르면 14일 오후 페루 수도 리마로 이송된 후 운구 절차를 밟아 다음 주초 서울로 향하게 된다.
이날 오후 4시 30분 삼성물산 김효준 개발사업부장의 유가족이 쿠스코 시내 산티아고에 있는 안치소(모르헤)를 방문했다. 유가족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시신안치소로 들어가 고인의 유품과 치아 감식 결과를 보고 육안으로 시신을 확인했다. 주페루 한국대사관 측은 이날 오후 8시까지 3시간 30분 동안 유가족들을 차례로 시신안치소로 안내해 신원 확인 작업을 벌였다.
그동안 남편의 사망을 실감하지 못했던 부인들은 현장에서 시신을 본 뒤 실신하는 등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페루법에는 사고를 당한 시신은 부검이 의무화돼 있어 13일 부검이 실시될 예정이다. 유가족 입회하에 이뤄지는 시신 부검은 14일에야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부검이 끝나면 의사 사망진단서와 시신반출서 등 필요한 서류를 갖춰 시신을 수도 리마로 옮긴 뒤 서울로 운구할 계획이다. 당초 페루 당국의 신원 확인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주페루 한국대사관 측은 한국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의 손과 얼굴 등 신체 사진을 찍어 보내기도 했다.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페루 교통통신부 산하 항공사고조사위원회는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는 데는 이르면 3개월에서 길면 1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주페루 한국대사관 측은 전했다.
박희권 대사는 이날 오후 페루 교통통신부 항공청장을 만나 사고조사 현황과 블랙박스 존재 여부를 문의했으나 사고 헬기에는 블랙박스가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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