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일간 도주 끝에 15일 검거된 전과 17범 박모 씨(42). 그는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냉천동의 주택가에서 탐문하던 경찰에게 붙잡히자 오히려 고마워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도주 이후 밖에서 발소리가 날 때마다 놀라 잠을 못 자니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며 “그때 도망치지 말걸 계속 후회했다”고 경찰관에게 털어놨다. 신문과 TV에도 그의 도주 행각이 보도돼 그는 ‘전국구 도망자’ 신세로 살아야 했다.
그는 지난달 5일 강남의 한 술집에서 돈을 훔치다 절도 현행범으로 파출소에 연행됐다. 손목이 아프다고 소리치는 그의 수갑을 경찰이 느슨하게 풀어주자 손을 빼고 달아났다. 불안감에 자수할까 고민했지만 스무 살 이후 모두 합쳐 약 12년의 세월을 보낸 교도소 생활을 다시 하기 싫었다. 도주 중에는 고시원이나 가게 주인 몰래 물건을 훔치는 ‘들치기’ 수법으로 생활비를 충당했다.
경찰은 가족 친구와 연락을 끊고 휴대전화와 컴퓨터도 쓰지 않는 박 씨를 주된 범행 장소인 서대문구 마포구 은평구 일대를 이 잡듯이 뒤지고 난 뒤에야 붙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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