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신축을 두고 대구와 경북 포항지역 야구팬들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대구는 시공사가 나서지 않아 야구장 건설에 차질이 우려되는 반면 포항은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돼 다음 달 준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야구장의 전광판 등 일부 시설을 축소해 최대 250억 원의 공사비 증액 효과를 내겠다고 19일 밝혔다. 건설사들이 적자 공사를 우려해 지난달 2일 마감한 1차 입찰에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관람석은 2만4000석을 유지하되 지붕 면적을 50%에서 30%로 줄이고 주전광판(35×20m)도 1개를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여전히 50억∼100억 원가량의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2차 입찰에 참여할 건설사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구시는 2015년 3월 준공을 목표로 수성구 연호동과 삼덕동 일원 15만1526m²(4만5900여 평)의 터에 새 야구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야구팬들의 불만도 많다. 야구동호회원인 홍석준 씨(39·대구 북구 서변동)는 “언제부터 짓는다고 한 야구장인데 아직 건설사도 정하지 못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입찰 참여 건설사가 없다는 이유로 당초 계획된 시설을 축소하겠다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포항지역 야구팬들은 다음 달 새 야구장에서 이승엽 선수와 박찬호 선수의 맞대결을 관람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317억 원을 들여 2008년 착공한 포항야구장의 현재 공정은 94%로 다음 달 말 준공한다. 1만400석 규모이며 야구장 외야 1652m²(약 500평)에는 좌석 없이 천연잔디에 앉아 경기를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개장 기념으로 8월 14일부터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3연전을 열기로 구단과 잠정 합의한 상태다. 포항시는 2009년 삼성 라이온즈와 2013년 1군 9경기, 2군 전 경기를 이곳에서 열도록 업무협약을 맺어 앞으로 더 많은 경기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 관계자는 “대구와 경주, 영덕의 야구팬들이 포항야구장에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야구장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송도해수욕장 등 관광지가 많아 야구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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