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5시 울산대 다매체강당에서 사단법인 환경보호협의회 창립 16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녹색 조끼를 입은 이 단체 회원 320여 명이 자리를 거의 채웠다. 사회자 내빈 소개가 끝날 무렵 뒷좌석 쪽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시의회 의장과 교육감은 물론이고 울산지검장과 울산지방경찰청장 울산대총장 등 기관장 대부분이 참석했으나 박맹우 시장 등 울산시에서는 한 사람도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뒤 집무실에 있었다. 게다가 울산시는 이 단체가 2002년부터 시상하는 ‘울산환경대상’을 울산지검과 공동 주최하고 있다.
울산지역 기관·단체장 대부분이 참석한 환경단체 창립 기념식에 특별한 일정도 없이 박 시장이 불참한 데 대해 억측이 분분하다.
그중 하나가 소송설(說)이다. 환경보호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박도문 대원그룹 회장이 울주군 온산공단 앞바다 16만2000m²(약 4만9000평)를 매립해 공장용지로 조성하기 위해 허가를 신청했지만 시가 공영개발을 할 계획이라는 이유로 불허하자 지난달 울산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를 박 시장이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기념식 불참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시민, 환경단체 기념식에 시장이 일일이 참석하기는 어렵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현재로서는 ‘양박(朴)’ 감정싸움의 결과인지 확실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번 기념식에 울산시에서 한 사람도 얼굴을 내밀지 않은 것은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보호협의회는 회장 역할도 중요하지만 16년 동안 묵묵히 환경을 지키려 애써온 500여 회원의 역할이 더 컸다. ‘이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서라도 시장이 일정을 쪼개 참석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그래서 남는다. ‘3선 시장’은 포용력도 남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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