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최악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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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2일 03시 00분


충남 강수량 작년 24% 수준… 태안엔 간이상수도까지 고갈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보령호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면서 충남 서부지역 최대 담수호인 보령호 바닥이 거북이 등처럼 심하게 갈라져 있다. 보령시 제공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보령호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면서 충남 서부지역 최대 담수호인 보령호 바닥이 거북이 등처럼 심하게 갈라져 있다. 보령시 제공
“이제는 관정을 파도 물이 나오지 않네….”

21일 오후 충남 서산시 팔봉면 대왕2리 마을 앞 들녘.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진 논들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왔다. 모내기를 하기 위해 관정을 파보지만 물이 나오지 않는다. 이상순 이장(65)은 “어제는 100m 깊이로 관정을 파니 물이 나왔는데 오늘은 더 깊이 파도 물이 보이지 않는다”며 “지하수 부족으로 바닷물이 나와 파다가 그냥 덮어 버리는 지역도 많다”고 말했다.

관정은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지하수도 말랐을 때 쓰는 최후의 가뭄 해소 대책이다. 충남은 모내기와 마늘 감자 고추 고구마 작물을 위해 6월 초부터 벌써 100억 원을 들여 258개의 관정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중부지방의 강수량은 47.9mm로 지난해 같은 기간(129.2mm)의 3분의 1을 조금 넘은 수준이다. 그 가운데 대전충남지역은 39.4mm로 가장 적다. 남부지방이 같은 기간 79.6mm의 강수량을 보인 가운데 18, 19일 많게는 52.2mm의 비가 내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간이상수도 고갈로 주민 15가구의 식수 공급이 중단된 태안군 이원면 관리 주민들에게 비상급수용 생수 1.8L들이 540병을 공급했다. 홍성군은 57곳에서 6120m 규모의 하상굴착을 벌이고 11곳에 가물막이를 설치했으며, 10곳의 들샘을 개발했다. 홍성군 전체 논의 5.6%인 561ha에서 물마름 현상이, 전체 밭의 39.1%인 1512ha에서 작물 시듦 피해가 발생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홍성군 서부면 어사리와 양곡리의 지하수개발 현장과 가뭄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가뭄 극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계속되는 가뭄 극복을 위해 134억 원을 긴급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1일 이후 도내 강수량은 32.3mm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2.9mm의 24.3% 수준이다. 도내 저수지 931개의 평균 저수율은 30.1%로 전국 평균 45.8%를 크게 밑돈다. 물이 완전히 고갈된 저수지 115곳, 저수율 30% 이하 저수지 361곳 등 모두 476곳(51.1%)이 저수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지역은 모내기가 100% 완료됐지만 일부 작물의 작황 부진이 예상된다. 단양군의 1780여 육쪽마늘 생산농가가 이달 중순부터 수확을 시작했지만, 마늘 굵기가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홍성=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단양=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청#가뭄#보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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