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25일 오전 7시부터 2009년 이후 3년 만에 전국 총파업에 들어간다. 김달식 화물연대 본부장은 “조합원 80.6%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했다”며 “정부와 화물 운송사는 2008년 약속한 표준운임제 법제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부산항 등 전국 주요 항만과 물류기지에 경찰력을 배치하는 등 전면 파업에 대비하고 있다. ○ 컨테이너 화물 운송에 차질 우려
이번 파업에서 정부와 화물연대는 △표준운임제 법제화 △운송료 인상 △고속도로 통행료 지급 등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화물연대는 운송료 3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담당 부처인 국토해양부 측은 “표준운임제 법제화는 부처와 화물연대가 참여해 여러 차례 논의한 사항”이라며 “운송료와 통행료 등에서 의견 차를 줄이다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정당한 파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화물연대가 파업에 들어가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물류가 컨테이너 운송이다. 전체 2만 명의 컨테이너 운송자 중 20%인 4000여 명이 화물연대 소속이다. 국토부는 ‘물류 대란’이 발생할 경우 군 위탁 컨테이너 차량을 일반 물류에 투입할 방침이다. ○ 물류대란 확산될까
2008년 화물연대 파업은 일주일 동안 지속되며 총 72억5800만 달러의 수출입 차질을 빚었다. 반면 이듬해에 있었던 화물연대의 총파업은 참가자가 극소수에 그쳐 사실상 불발로 끝났다. 국토부는 이번 파업으로 2008년과 같은 대규모 운송중단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운송 거부와 관련된 집단행동은 단호히 처벌할 방침이다.
○ 조직적인 운행 방해 조짐도
파업 전날인 24일 부산과 울산, 경북 경주, 경남 함안에서 화물차 방화가 잇따라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이후 울산에서 14건의 화재가 발생하는 등 영남권 4개 지역에서 총 27대의 화물차가 불에 탔다. 특히 경찰은 화재가 화물연대 미가입 차량에만 난 것으로 미뤄 25일부터 파업에 들어가는 화물연대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폐쇄회로(CC)TV를 점검하는 등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화물연대는 “화재사건은 화물연대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 MB “조속 타결을”
콜롬비아를 국빈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화물연대의 집단운송 거부 방침과 관련해 “화물연대 파업은 현 시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보고타 숙소에서 참모들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은 뒤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경제 환경이 악화되고 있고 국내 경제 또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또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조속히 타협되기를 바란다”며 “파업으로 인해 생활필수품이나 수출 화물의 수송에 차질이 없도록 대책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보고타=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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