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몸 던진 고교생들…기숙사-아파트서 투신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6일 03시 00분


자격증-진로 고민 흔적

학업과 진로 문제를 고민하던 고교생 2명이 잇달아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5일 오전 8시경 울산의 한 고교 기숙사 건물 앞에서 이 학교 3학년 김모 군(18)이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친구들이 발견해 신고했다.

김 군은 이날 오전 6시에 일어나 아침운동을 하고 식사를 마친 뒤 학교로 가려다가 갑자기 기숙사 7층 창문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울산의 한 화학회사 취업이 확정된 김 군은 친구들과 잘 지내는 등 성격이 좋았다고 담임과 주변 친구들이 전했다.

하지만 다음 달 예정된 기능사 자격증 취득 시험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울산시교육청은 학교 폭력을 포함한 여러 측면에서 사인을 조사 중이다.

같은 날 오전 11시 15분경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S아파트 15층에서 정모 군(16·고교 1학년)이 투신해 숨졌다.

아파트 관리인 우모 씨(66)는 “근무 중에 ‘쿵’ 하는 소리를 듣고 나가보니 학생이 속옷 차림으로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정 군은 구급차로 이송 도중 사망했다.

경찰은 아파트 옥상에서 정 군의 가방과 휴대전화, 교복, 신발 등을 발견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정 군은 23일 시동이 걸린 49cc 오토바이를 훔친 혐의로 봉화파출소에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당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훈방 조치됐다.

학교 관계자는 “평소 특성화고교 전학을 원했던 것으로 보아 진로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 군의 자살이 학교 폭력과 연관돼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유족과 교사, 친구 등을 상대로 수사 중이다.

봉화=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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