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서남북]근대골목투어, 관광객 만족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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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7일 03시 00분


장영훈 기자
장영훈 기자
내세울 만한 관광자원이 별로 없는 도시로 알려진 대구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됐다. 대구시와 중구는 청사를 비롯해 시내 곳곳에 이를 축하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도심 속 올레’로 불리는 대구근대골목투어 덕분이다. 4년 전부터 청라언덕과 이상화 고택, 약령시, 경상감영공원 등 중구 일대 골목을 연결하는 투어코스를 만든 것이 성과를 낳았다. 수학여행단 등 연간 5만 명가량이 찾는다.

대구근대골목은 관광의 별 가운데 ‘장애물 없는 관광자원’ 부문에 뽑혔다. 그런데 골목투어 코스에 있는 건축물 운영을 둘러싸고 대구시와 중구의 입장이 달라 관광객이 적잖은 불편을 겪고 있다. 근대골목은 장애물 없는 관광자원이지만 정작 지자체들의 융통성 없는 태도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골목 코스 중에서도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시인 이상화 고택과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한 서상돈 고택은 핵심이다. 대구시가 이상화기념사업회에 위탁 운영하고 있다. 이 고택은 중구가 관리하는 근대문화체험관인 계산예가와 담장을 경계로 붙어 있다. 관리 주체가 다르다 보니 문 닫는 시간도 다르다. 고택은 오후 5시 반인 반면 계산예가는 오후 7시다. 매월 셋째 금요일 오후 7∼9시 열리는 야간 골목투어 때는 중구 소속 해설사가 고택 열쇠를 받아 관광객을 안내한다. 이런 일 때문인지 관광객들 사이에서 “그저 둘러보는 수준일 뿐 체험할 것도 없어 아쉽다”는 짜증스러운 반응도 나온다.

대구근대골목투어가 관광의 별에 선정된 이유는 역사가 담긴 골목을 새로운 눈으로 살핀 창의성에서 비롯됐다. 좀 유명해졌다고 해서 대구시와 중구가 관광객 만족은 뒷전인 채 자존심을 앞세워 코스 운영을 불편하게 하면 관광객도 점점 발길을 돌릴지 모른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관광자원#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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