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경기 고양시 화정의 명지병원 로비. 라파체임버오케스트라의 연주가 푸근하게 다가왔다. 행복자람교실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음악 선생님들이 속한 단체의 나눔무대라 더욱 그랬다. 맏언니 김연일 씨(60·바이올린)는 교향악단 정년퇴임 후 음악봉사와 아이들 악기교육도 하게 돼 보람이 크다.
“라파는 2001년 봉사를 위해 만든 단체예요. 주로 암환자들이 많은 호스피스 병동을 찾아 나서요. 그러면서 우리들만의 따뜻한 소리가 생겼어요.”
연주자들은 각기 다른 단체에 속해 있지만 나눔무대가 우선이다. 사정상 빠진 적도 있지만 그럴 때면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단다. 박소연 씨(43·바이올린)는 이날 연주를 위해 자신의 레슨 일정을 미뤘다. 그는 “연주봉사를 할수록 마음이 겸허해진다”며 스스로를 돌아보며 삶을 배우고 온다고 했다.
베테랑 연주자지만 매주 연습하며 공연의 수준을 높이는 데 소홀하지 않는다. “저희 연주가 단 한 명의 관객이라도 위안을 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보람이에요. 나눔무대만의 기쁨이기도 하고요.”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