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학이 중고등학교까지는 세계 정상급이지만 대학 이후에는 뒤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수학 교육이 너무 계산 위주여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한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능력에 따라 수학을 공부할 수 있도록 해 수학에 능력 있는 학생들의 재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신현용 한국교원대 수학교육과 교수(2012 국제수학교육대회 공동 조직위원장)=한국의 수학 교육은 수학능력시험이 좌지우지하고 있다. 그런데 수능은 객관식으로 짧은 시간에 문제를 실수 없이 빠르게 푸는 아이들에게 유리하다. 수학에 재능이 있는 학생을 걸러내는 시험이라고는 결코 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은 수능 대비 위주로 공부하기 때문에 수학에 재능이 있는 학생이라도 더욱 깊게 공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객관식 위주의 시험에서 벗어나야 한다.
▽박형주 포스텍 수학과 교수(2014 국제수학자대회 조직위원장)=박지성 선수와 김연아 선수를 보고 축구와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한 청소년이 크게 늘었다. 수학도 한국인 출신 필즈상 수상자가 나오면 수학자를 꿈꾸는 청소년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필즈상은 4년마다 열리는 국제수학자대회에서 40세 미만의 수학자(4명 이내)에게 수여하는 수학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다. 중고등학생 수학 수준 향상을 위해 최고의 수학자들이 재능 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어렵고 현실과 괴리된 학문으로만 알려진 수학을 다시 알리는 노력도 필요하다. 수학이 인류 역사나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광호 한국교원대 수학교육과 교수=미국의 수학 교육은 전체적으로는 우리나라보다 느리다. 초중학교에서 수학을 쉽게 가르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수학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은 대학 수학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과학고를 제외하면 일반고에서는 교육 과정에 해당하는 것만 배울 수 있다. 문제는 현재 가르치는 정규 교육 과정만으로는 수준 높은 수학을 배울 수 없다는 점이다. 수학의 진도나 커리큘럼 편성과 운영에 자율성을 주어 재능 있는 학생들은 높은 수준의 수업을 마음껏 들을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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